최근 1주일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 상위권을 ‘반도체 테마’가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9만전자·40만닉스’ 랠리를 펼치며 코스피가 사상 처음 3500선을 넘어선 가운데 반도체 ETF는 두 자릿수 수익률로 시장 주도세를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주일(9월 25일~10월 2일)동안 ETF 수익률 상위권 10개 상품 중 8개 상품이 국내 반도체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KODEX 반도체레버리지’가 20.35% 뛰며 1위를 기록했다. 해당 상품은 국내 대표 반도체 지수인 KRX 반도체 지수를 일간 2배 수익률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포트폴리오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여기에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들도 포함돼 업황 개선 효과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2·3위로는 ‘TIGER 200IT레버리지(19.97%)’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19.46%)’ 등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UNICORN SK하이닉스밸류체인액티브’가 같은 기간 14.57% 뛰었고, ‘HANARO 반도체핵심공정주도주(12.45%)’ ‘PLUS 글로벌HBM반도체(12.43%)’ ‘WON 반도체밸류체인액티브(11.52%)’ ‘ACE AI반도체포커스(11.38%)’ 등도 잇따라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도체 ETF 랠리의 근간에는 대형주의 폭등이 자리한다. 전일 삼성전자는 장중 9만 원선을 돌파하며 ‘9만전자’를 회복했고, SK하이닉스는 40만 원을 넘어 ‘40만닉스’에 도달했다. 시가총액 1·2위의 급등세 속에 코스피 지수는 하루 만에 100포인트 가까이 뛰어올라 3549.21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3500선을 넘어섰다. 대장주의 랠리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으로도 확산됐다. 이날 한미반도체(6.01%), 미래반도체(6.02%), 제주반도체(14.75%) 등도 줄줄이 급등했다. 이 같은 흐름에 국내 우량 소부장 종목 20개사에 집중 투자한는 ‘SOL AI 반도체소부장’도 1주일 간 7.24% 상승했다.
오픈AI·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가파르게 확대되면서 서버용 D램, 낸드 수요가 유례없는 동반 호황을 맞았다는 진단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는 이달 1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반도체 칩 공급 의향서(LOI)를 체결하기로 했다. 스타게이트는 오픈AI와 오러클, 소프트뱅크가 향후 4년간 5000억 달러를 투자하는 AI 핵심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가총액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를 통째로 끌어올렸다”며 “10월 코스피는 상단 3650선까지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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