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의 인공지능(AI) 언어 모델 GPT를 설계한 한국인 개발자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이 스타트업은 페이스북 부사장 출신 기업가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으며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전 오픈AI 개발자 김태훈 씨는 이달 초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현지 법인을 세웠다. 김 씨가 세운 회사의 사명은 ‘러브앤드퓨리’다. 김 씨는 미국 정보기술(IT) 업계에서 활동하던 디자이너 제이 모 씨와 러브앤드퓨리를 공동창업했으며 모 씨가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김 씨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책을 맡는다.
김 씨는 IT 업계에서 ‘한국인 GPT 아버지’로 불리는 유명 개발자다. GPT는 오픈AI의 자체 대형언어모델(LLM)이다. 그는 2018년 직원 50명 수준이었던 오픈AI에 입사해 2020년까지 개발자로 근무했다. 오픈AI 재직 중 GPT-2를 GPT-3로 업그레이드하는 프로젝트의 전담 개발자 3명 중 1명으로 참여했다. 김 씨가 개발한 GPT-3가 이후 GPT-3.5로 일부 개량됐고 이는 2022년 공개된 챗GPT의 기반 모델이 됐다.
김 씨가 설립한 러브앤드퓨리는 첫 프로젝트로 3D 가상 피팅 서비스 앱 스타 아웃핏(Star Outfits)을 최근 출시했다. 스타 아웃핏은 온라인 쇼핑몰의 의류 상품 이미지를 가상 착장 이미지로 변환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 속 인물이 다양한 자세를 취해도 AI가 인물 신체에 맞춰 상의, 하의, 신발 등을 동시에 갈아입힐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 러브앤드퓨리는 초기 개인 투자(엔젤투자)를 유치하는 중이다. 페이스북에서 디자인 부문 부사장을 맡았다가 미국에서 스타트업을 창업한 줄리 줘 선다이얼 CEO가 엔젤투자에 참여했다. 러브앤드퓨리는 엔젤투자 유치를 마무리한 후 시드투자 유치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 씨는 "온라인 쇼핑 경험에서 1초 만에 내 착장 모습을 바꿀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더 많은 이들이 패션에 즐거움을 느끼도록 스타 아웃핏의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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