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중 처음으로 고관세를 피하기 위한 미국 투자를 확정함에 따라 다른 국내 기업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제2 생산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관세부과에 대비해 6개월 치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 물량을 이미 미국 현지에 보내 놓은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푸에르토리코의 생산 시설에 대한 실사까지 모두 마친 상태”라며 "관세가 최종적으로 어떻게 결정되든 미국 판매 의약품은 미국에서 생산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미국 소재 생산공장을 인수(M&A)하거나 새로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미국 정부의 정책에 따라 전략을 바꿀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의 의약품 품목 관세가 확정돼야 우리도 의사결정 내릴 것"이라며 “의약품 관세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계는 아직 미국 현지 생산에 부정적이지만 입장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톡신의 경우 국가핵심기술 기반 제품이기 때문에 해외 공장 증설 절차가 복잡하고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새로 받아야 한다. 워낙 절차가 까다롭고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대웅제약, 휴젤 등은 현재까지는 미국 내 생산을 따로 추진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업계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관세 규모가 나오면 계산기를 두드려봐야 한다”며 “단기·중장기 전략이 다를 수도 있다”고 전했다.
GC녹십자는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현지 생산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알리글로가 미국 내 필수의약품으로 분류된만큼 관세 적용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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