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7월 3년 형을 선고 받고 수감된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옥중경영’을 펼치며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인수 총력전에 돌입했다. 개인 자산을 담보로 내걸고 자금 조달에 나서는 한편 타이어뱅크도 힘을 보태기로 하면서 인수 자금 조성은 막바지 단계에 다가선 것으로 파악된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 측은 대명소노그룹·JC파트너스의 에어프레미아 지분 22% 인수를 위한 100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최근 대부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인수 측에서 매각 측에 잔여대금 납부 방식과 주주명부 수정을 위한 서류 요청을 해왔다”며 “이르면 9월 말 인수가 완료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고 말했다.
또다른 IB 관계자는 “김 회장이 옥중에서도 친한 회계법인을 통해 사모펀드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면서 “이때 개인 자산을 담보로 맡길 수 있고 타이어뱅크 측도 자금 조성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전했다.
앞서 김 회장 측은 이번 계약 상대방인 대명소노그룹·JC파트너스와 올해 5월 지분 22%를 약 12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고, 먼저 계약금 200억 원을 납입했다. 양측은 잔여 대금 1000억 원 납입 시한을 9월 말로 예정해 뒀다.
다만 인수 측 자금 사정을 고려해 대금 납입 시한을 최대 한달 간 연장할 수 있는 조건을 달았다. 그러면서 대금 납입이 늦어지는 기간 발생하는 이자 비용은 인수 측에서 부담하도록 했다. 만약 10월 말까지 잔여 대금 납입이 안되면 계약금은 몰취되고 지분 매각도 백지화 된다.
당초 업계에선 김 회장의 구속을 계기로 이번 대명소노·JC파트너스의 에어프레미아 지분 매각도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김 회장은 항소심 재판에서 세금 탈루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서 징역 3년형·벌금 141억 원을 선고 받고 수감된 상태다.
특히 김 회장이 인수 주체로 내세우려던 가족회사이자 현재 에어프레미아의 최대주주인 AP홀딩스(46%)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AP홀딩스는 김 회장이 20%, 그의 세 자녀가 지분 80%를 나눠 가진 회사로 세무당국에서 김 회장 측 가족회사의 자금 조달 흐름을 눈 여겨 보고 있는 점이 우려를 키웠다.
그러나 김 회장은 수감된 상태에서도 변호인을 통해 가족들과 소통하면서 개인 자산을 담보로 내걸고 펀딩에 총력을 기울였다. 인수 주체를 AP홀딩스에서 다른 법인으로 바꾸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그가 이처럼 총력전을 펼친 건 자금 납입에 실패할 시 계약금 몰취는 물론 현재 AP홀딩스가 보유한 에어프레미아 지분 가치도 곤두박질 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결과다. 실제 이번 거래가 깨지면 대명소노·JC파트너스는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하고 AP홀딩스 측 지분을 끌어와 70%에 달하는 경영권 지분을 통째 매각할 수 있게 된다.
김 회장 측은 이번 잔여지분 인수가 계획대로 마무리되면 에어프레미아 경영권을 일단 확보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국토교통부가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 지분 변동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란 평가도 한다. 탈세 혐의로 구속된 김 회장이 개인회사를 앞세워 에어프레미아를 삼키는 것을 당국이 우려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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