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042700)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장비 시대를 연다. 자체 개발한 AI 기술을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생산 장비에 적용, 기술 초격차에 나선다.
한미반도체는 최근 AI 연구본부를 신설했다고 18일 밝혔다. 2022년부터 소프트웨어 연구본부 내에서 추진해 온 AI기술 개발 조직을 별도 본부로 격상했다. 기존 전문 인력에 우수 인재를 신규 영입해 총 150여 명 규모로 꾸렸다.
AI 연구본부는 반도체 장비에 AI 기술을 융합해 생산성 혁신을 모색한다. 공정 최적화부터 예측 분석, 자동화까지 전방위적인 기술 고도화를 이끈다. AI가 탑재된 장비는 사람의 개입 없이 복잡한 공정 설정과 품질 검사를 스스로 수행하게 된다.
이미 구체적인 성과도 나왔다. 한미반도체는 2024년 AI가 알아서 장비 가동 전 최적 상태를 설정하는 기술인 FDS(FullSelf Device Setup) 특허를 출원했다. FDS 도입 효과는 극적이다. 기존에는 숙련된 엔지니어가 8시간 동안 수작업으로 진행해야 했던 장비 설정이 단 35분 만에 끝난다. 엔지니어 개입 없이 완전 자동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생산성 향상은 물론 인적 오류(Human Error) 가능성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AI를 이용한 비전 검사와 목표와 실제 위치 간 오차(옵셋) 예측을 통해 장비 정밀도 역시 크게 높였다.
한미반도체는 AI 적용 범위를 사내 모든 조직과 업무로 확대한다. 출장보고서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장비 이력 분석과 문제점 진단을 돕는 AI 어시스턴트 구축이 대표적이다. 현장 엔지니어의 경험과 노하우를 데이터로 축적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최근 회사는 마이크로 쏘 앤 비전플레이스먼트 6.0 그리핀 장비에 FDS와 비전검사 기술 적용을 완료했다. 현재 HBM4용 장비인 열압착(TC) 본더 4를 포함한 신제품에도 해당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앞으로 출시될 2.5D 빅다이 TC 본더 등 모든 장비에 AI 기능을 탑재할 방침이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AI 연구본부 설립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반도체 장비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며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미반도체는 1980년 설립돼 반세기 가까이 성장을 거듭했다. HBM 생산에 필수인 TC 본더 장비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다. HBM 장비 특허만 120여 건을 출원했다. 전 세계에 고객사 320여 곳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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