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시중 통화량이 넉 달 연속 늘어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시 상승과 투자 대기성 자금 유입 등이 맞물리면서 전년 동월 대비 7%를 웃도는 증가율을 보이는 등 유동성 확대 속도가 한층 가팔라졌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25년 7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7월 M2(광의통화·평잔)는 전월보다 35조9000억 원(0.8%) 늘어난 4344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 수준이며, 증가세도 4개월째 이어졌다.
M2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7.1%로 올 2월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7%대를 회복했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더해 MMF(머니마켓펀드),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다. 일반적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7%를 넘으면 시중 유동성이 주식·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큰 신호로 해석된다.
수익증권이 증시 상승세에 따라 주식형 증권을 중심으로 전월 보다 15조 3000억 원 늘었다. 수익증권에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주식형 펀드 상품이 포함된다.
증시 훈풍에 투자 대기성 자금 유입도 이어졌다.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은 7조 1000억 원 증가했고 요구불예금도 6조 9000억 원이나 늘었다.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예금만 포함하는 좁은 의미의 통화량 M1(1292조 9000억 원)은 전월 대비 1.2% 증가했다.
최남진 원광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미국 금리 인하가 유력한 상황에서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이 국내에 대거 유입됐다”면서도 “다만 미국 자동차 관세 등 대외 변수로 인해 증시가 추가 상승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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