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석 무소속 의원이 차명 주식 거래 혐의로 수사를 받는 가운데 현직 국회의원 74명의 증권 보유액이 당선 이후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9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 재산 신고 내역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주식·채권 등을 보유한 국회의원의 평균 증권 신고액은 지난해 17억 3000만 원에서 올해 12억 1000만 원으로 약 5억 2000만 원(3.0%) 감소했으나 이 중 74명은 당선 이후 오히려 신고액이 늘었다.
1년 사이 주식 보유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의원은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4억 7621만 원에서 10억 7926만 원으로 6억 305만 원 증가했다. 이어 이헌승 국민의힘(5억 54만 원), 김남근 더불어민주당(3억 7841만 원), 한민수 민주당(2억 3618만 원), 최민희 민주당(2억 1673만 원) 의원 순이었다. 경실련은 “추가 매입이 증권 보유 신고액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주식 재산이 3000만 원을 초과한 현직 국회의원은 총 74명으로, 1인당 평균 보유 신고액은 27억 151만 원에 달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고위공직자가 3000만 원 초과 주식을 보유할 경우 주식 백지신탁심사위원회의 직무 관련성 판단을 받아야 한다. 관련성이 있을 경우 60일 이내에 매각하거나 금융사에 백지 신탁해야 한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주식 매각·백지신탁을 신고한 의원은 40명으로 1인당 평균 4억 2899만 원이었다. 의원들의 증권 보유 총액 2575억 원(지난해 3월 기준)의 6.66%에 불과하다.
경실련은 “현행법이 매년 12월 31일 기준 재산을 신고하게 돼 있어 주식 매매 등 실제 거래 과정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주식 거래내역 신고·공개제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 공직자윤리위 재산 심사 강화 △국회 윤리조사국 설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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