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이 급등하고 일부 품종이 동나면서 유통업계와 소비자들이 부담이 커지고 있다. 10월까지는 쌀값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쌀 20㎏ 기준 소매가격은 지난달 31일 6만573원까지 올랐다. 전년 대비 15.15%, 평년 대비 16.57% 급증한 수치다.
쌀값 급등의 원인으로는 기상 여건으로 인한 수확량 감소와 벼멸구 여파로 인한 도정수율 하락, 정부의 2024년산 쌀 20만t 시장격리 등이 꼽힌다.
2024년산 전국 쌀 생산량은 358만5000t으로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 지난해 등숙기(이삭이 여물어가는 시기)에 쏟아진 집중호우와 벼멸구 등 병충해가 확산하면서 도정수율(벼에서 실제 상품 쌀로 도정되는 비율)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여기에 정부가 20만t을 시장 격리하면서 시장에 유통되는 공급량이 줄어들어 쌀값이 상승하게 됐다.
재고 부족과 쌀값 상승이 현실화하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말까지 3만t의 정부 양곡을 공급하기로 했다. 다만 곧 다가올 수확기 수급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공매 방식과 달리 올해 생산분으로 되돌려 받는 '대여' 방식으로 공급 방식을 바꿨다. 추후 2025년산 조생종이 수확되면 되갚는 방식이다.
다만 농민들은 이런 양곡 대책에 오히려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준경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시 농민회장은 "작년 영광, 함평, 해남 등을 중심으로 벼멸구 피해가 심각해 실제 생산량은 최소 15% 줄면서 쌀값이 일시적으로 오른 것이다"라며 "곧 조생종이 수확되면 재고가 시장에 쏟아질 텐데 성급하게 쌀을 풀면 가격이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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