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와 재정 확대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올해 하반기 크레디트 시장에 새로운 투자 기회가 있습니다. 특히 장기 채권의 금리 하락이 제한되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높은 회사채를 통한 캐리 트레이드(금리 차이에 따른 수익을 추구하는 거래) 전략이 유효합니다.”
박빛나라(사진) 한국투자신탁운용 FI운용2부장은 2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연내 미국은 1회에서 2회, 한국은 1회 정도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채권시장에 우호적인 정책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금리 하락과 더불어 크레디트 스프레드 축소, 퇴직연금 자금 유입 등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대기업의 회사채 발행 규모가 40조 원을 돌파했다”며 “이런 영향으로 예금금리 이상의 중위험·중수익 전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우량 크레디트 채권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짚었다.
박 부장은 연내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는 만큼 채권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금리 인하 속도가 조절되고 있지만 정책 방향이 바뀐 것은 아니다”라며 “한동안 완화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낮아진 금리 변동성과 박스권 등락은 자본 차익을 노리는 장기채보다 크레디트 채권에 우호적인 요소”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금리 수준은 다소 낮아졌지만 수익률 곡선이 이전보다 가팔라졌기 때문에 롤다운 효과(만기가 도래하면서 채권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로 기대 수익이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내의 경우 일부 업종과 BBB급 이하 회사채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된 만큼 선별 작업이 필수적이라는 게 박 부장의 조언이다. 특히 채권의 경우 신용 리스크를 제외하고도 유동성 위험, 장단기 금리 착시, 매매 비용 등 고려해야 할 위험이 많은 만큼 개인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부장은 국내 최대 채권형 공모 펀드인 ‘한국투자크레딧포커스ESG’ 책임 운용으로 15년 넘게 펀드 운용에 참여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그는 “같은 사람이 오랜 기간 펀드에 참여하면서 운용의 일관성이 높아졌다”며 “금리 인상·인하 사이클부터 코로나19 팬데믹, 레고랜드 사태 등을 모두 겪으며 위험 관리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회사채 시장 활황에 힘입어 한국투자크레딧포커스ESG의 운용 규모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날 기준 운용 설정액은 4조 2705억 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2조 4181억 원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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