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상장지수상품(ETP)에서 지난주 기관 자금이 대거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된 영향이다.
25일(현지시간) 자산운용사 코인셰어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주 가상화폐 ETP에서 약 14억 3000만 달러(약 1조 9924억 원) 규모 자금이 유출됐다. 올해 3월 이후 최대치다. 앞서 2주 연속 유입세를 보이다 흐름이 반전된 셈이다. 가상화폐 ETP는 개인 투자자보다 기관 자금 비중이 큰 상품으로 이번 유출은 기관의 투자 심리 위축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은 가상화폐 가격 하락과 맞물렸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 기준 BTC는 18일 11만 7000달러선에서 22일 11만 2000달러대로 밀려났다. ETH는 4300달러 대에서 4200달러선으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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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비트코인 ETP에서만 10억 달러(약 1조 3938억 원) 규모 자금이 이탈했다. 이더리움 ETP는 4억 4000만 달러(6133억 원) 유출에 그쳤고, 이달 누적 기준으로는 25억 달러(약 3조 4850억 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제임스 버터필 코인셰어스 리서치 총괄은 “이번 매도세는 미국 통화 정책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극도로 양극화된 심리 때문”이라며 “연준이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며 지난주 초반 약 20억 달러(약 2조 7880억 원) 자금 유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주 후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에서 예상보다 비둘기파적 기조를 보이면서 약 5억 9400만 달러가 다시 유입됐다”고 덧붙였다.
알트코인에서도 유입세가 나타났다. 엑스알피(XRP) ETP가 2500만 달러로 가장 많은 유입을 기록했다. 솔라나(SOL)는 1200만 달러, 크로노스(CRO)는 440만 달러 순유입을 보였다. 반면 수이(SUI)와 톤(TON) ETP에서는 각각 1290만 달러, 15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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