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덮치면서 복숭아를 비롯한 여름 과일과 농축산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특히 일부 복숭아 품종은 지난해보다 가격이 70% 넘게 폭등해 "비싸서 못 사 먹겠다"는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발표한 '농업관측 8월호'에 따르면, 지난달 복숭아 '선프레' 품종의 도매가격은 10kg당 3만61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무려 71.9%나 급등했다. '백도' 품종 역시 4kg당 2만3600원으로 44.6% 오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상황은 다른 여름철 대표 품목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수박의 가락시장 도매가격은 ㎏당 3300원 안팎으로 지난해보다 45.4% 올랐고, 참외 가격 역시 전년 대비 11.0% 상승했다. 8월에도 폭염이 예고돼 농산물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꺾이기 어려울 전망이다.
폭염에 특히 취약한 닭고기와 계란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생계(닭고기) 산지 가격은 1kg당 1954원으로, 1년 전(1563원)보다 25%, 평년과 비교해도 12% 높게 형성됐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특란 30구의 전국 평균 가격은 7천6원으로, 전년(6천672원) 대비 5% 상승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11일까지 폐사한 가금류는 141만여 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71만여 마리)의 두 배에 달한다. 열 배출이 어려운 폐쇄형 양계장 구조와 닭 자체의 취약성이 맞물려 피해가 커졌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시스템을 활용해 기상 정보를 제공하고, 폭염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약제를 지원하는 등 작황 부진에 대비하고 있다. 또한 전문가 현장 기술 지원과 영양제 공급을 통해 생육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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