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 개발을 이끄는 LG AI연구원이 해외 선도 인공지능(AI) 모델을 넘어서는 기술 구현에 속도를 낸다. AI 종주국인 미국에서도 통하는 AI를 개발해 국가대표 AI의 해외 진출에 앞장서겠다는 구상이다.
김유철(사진) LG AI연구원 전략부문장은 11일 서울 강서구 LG AI연구원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신력 있는 글로벌 벤치마크 기준 톱티어 수준의 성능을 보이는 AI 모델 출시에 도전하겠다”며 “해외에서도 손 꼽히는 글로벌 AI 모델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LG AI연구원이 주관사인 LG 컨소시엄은 최근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정예팀 중 하나로 선정됐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최신 프런티어 AI 모델과 비교해 100% 이상의 성능을 내는 ‘K-엑사원’을 개발하겠다는 게 목표다. K-엑사원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과 함께 각종 서비스를 출시하며 다양한 산업 분야의 AI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구상이다.
LG AI연구원은 이미 AI 원천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 지난달 15일 공개한 ‘엑사원 4.0’은 글로벌 AI 성능 분석 전문 기관인 아티피셜 어낼리시스의 인텔리전스 지수 평가에서 한국 모델 기준 1위, 글로벌 10위권을 기록했다. 앤트로픽의 '클로드 4 오퍼스', 엔비디아의 '라마 네모트론'과 같은 64점을 거뒀다. 김 부문장은 “해외 최신 파운데이션 모델 대비 95%의 성능으로는 글로벌 10위권에도 들기 어렵다”면서 “이제는 모델 사이즈(파라미터)에 상관 없이 최상위권 AI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개발의 원천이 되는 데이터 추출 기술도 LG만의 강점이다. LG AI연구원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필요한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 데이터로 전환하는 데 ‘엑사원 데이터 파운드리’ 솔루션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 솔루션은 고품질 데이터를 생산하는 AI 공장 역할을 하는 플랫폼 기술로 전문가 60명이 3개월 동안 작업해야 생성할 수 있는 데이터를 한 명이 하루 안에 끝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김 부문장은 “독자 AI 개발을 위해 공동 구매한 공공 데이터 등을 빠르게 학습 데이터로 바꾸고 고객 맞춤형으로 AI를 고도화할 때 데이터 파운드리 기술이 도입된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AI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LG 컨소시엄은 미국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김 부문장은 “바이오 분야에선 미국 제약사, 금융 분야에선 영국 런던증권거래소그룹과 AI 협력을 진행하는 등 기업간거래(B2B) 위주로 엑사원의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엑사원이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언어는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인데 이미 그 외 수십개의 언어도 학습을 해놓은 상황”이라며 “해외에서도 쓰고 싶은 AI 모델을 만드는 게 진정한 소버린 AI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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