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금을 맡기면 만기에 금 실물과 운용 수익을 돌려주는 신탁 상품을 금융권 최초로 선보인다. 장롱 속에 묵히던 금을 굴려 고객에게는 수익을 제공하고 시장에는 실물 공급 확대로 거래를 늘리는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은 11일 ‘하나골드신탁(운용)’ 상품을 서울 서초금융센터와 영업1부 지점에서 시범 운용한 뒤 18일부터 26개 영업점에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상품은 고객이 보유한 금을 하나은행에 맡기면 만기 때 감정가의 연 1.5%에 해당하는 운용 수익을 돌려주는 것을 뼈대로 한다. 운용 수익은 현금으로 지급되며 고객이 원하는 경우 실물로 돌려준다. 신탁 가능한 금은 100g 이상의 24K 순금이다.
하나은행이 금 신탁 관련 상품을 새로 내놓은 것은 ‘하나더넥스트 마이골드신탁’ 출시 이후 두 달 만이다. 마이골드신탁은 하나은행과 신탁계약을 맺고 금 실물을 맡기면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 모바일 웹페이지에서 감정을 거쳐 금을 처분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골드신탁(운용) 출시를 통해 보관부터 운용, 처분으로 이어지는 금 신탁 전반을 아우르는 상품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이 금 신탁 포토폴리오를 확대하는 것은 금 실물을 집안에 보유하던 고객을 겨냥한 것이다. 고객은 신탁을 통해 분실이나 보관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국민들의 순금(24K) 보유량이 약 800톤에 달하는 점을 고려할 때 하나은행 입장에서는 시장 선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을 비롯한 최고위 경영진은 실물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련 상품 확대를 적극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하나골드신탁은 금 실물도 운용 가능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인식 전환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본지 7월 8일자 9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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