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업 팰런티어 테크놀로지스가 미국 정부의 AI 패권 유지 전략의 가장 큰 수혜주로 월가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특히 올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국방과 민간 부문에서 모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면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잇따라 목표가를 올리고 나섰다.
1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팰런티어가 미국 AI 패권 유지 전략의 세 가지 핵심 축인 AI 혁신 가속화, 미국형 AI 인프라 구축, 국제 AI 외교·안보 선도 모두에서 강력한 경쟁 우위를 갖추고 있다”며 목표가를 기존 150달러에서 180달러로 상향했다. 미 행정부가 발표한 ‘미국 AI 실행 계획’에 국방부·민간 기관·기업의 AI 도입 확대와 미국산 AI 수출을 촉진하는 내용이 담긴 만큼, 팰런티어가 모든 사업 부문에서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이다.
증권사들은 팰런티어가 민간에서의 AI 산업 성장과 정부의 전략적 산업 육성 수혜를 동시에 누리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통상적으로 국가 안보 차원에서 육성하는 사업은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통념과 달리 민간 부분에서도 눈부신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파이퍼샌들러는 팰런티어의 목표가를 170달러에서 182달러로 올렸으며, UBS와 모건스탠리는 각각 110달러에서 165달러, 98달러에서 155달러로 상향했다. UBS는 “내년 기준 잉여현금흐름이 주가 배수 136배인 점은 부담스럽지만, 올해 예상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각각 47%와 65%에 달하는 점은 분명한 투자 매력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2배 넘게 뛴 팰런티어는 연일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며 8일(현지시간) 전장대비 2.61% 상승한 186.96달러에 마감했다.
팰런티어는 올 2분기를 포함해 여덟 분기 연속 매출과 가이던스(전망치)를 크게 올려왔다. 4일(현지 시간) 실적 발표에서도 3분기 매출을 전년 대비 50% 늘릴 것으로 전망했고, 연간 성장률 가이던스도 45% 올렸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10억 달러를 기록해 창사 이래 최초로 ‘분기 매출 10억 달러’ 고지를 밟았다. 미국 상업 부문 매출은 93% 급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46%, 잉여현금흐름(FCF) 마진은 57%에 달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팰런티어는 코로나19 이후 백신 유통 추적 시스템, 우크라이나 전쟁 중 군사 데이터 통합, 이스라엘·하마스 충돌 상황까지 다양한 지정학적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오며, 미 국방부와의 밀착 관계 속에서 굵직한 프로젝트를 따내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팔란티어의 매출이 향후 5년 내 10배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최근 급격히 오른 점은 주의해야 할 리스크로 꼽힌다. 팰런티어는 현재 엔비디아와 테슬라에 이어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투자하는 3번째 미국 주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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