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대만의 로켓배송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올해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6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대만은 한국에서 소매 서비스 확장을 시작한 초기 몇 년과 비슷한 궤적을 보이고 있어 장기 성장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쿠팡에 따르면 2분기 대만 사업 매출은 전 분기 대비 54%, 전년 동기 대비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에는 매출 증가세가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의장은 “가장 고무적인 점은 대만 성장이 주로 재구매 고객 덕분이라는 것”이라며 “추가된 신규 고객이 성장에 기여하고 활성 고객이 전 분기 대비 40% 가까이 증가했지만, 이번 분기 매출 성장은 기존 고객집단 지출이 지속적으로 강화된 데서 비롯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대만에 진출한 쿠팡은 와우멤버십을 론칭하고 운영하고 있다. 코카콜라·펩시·P&G 등의 상품을 대만 현지에서 로켓배송으로 서비스하는 등 한국에서의 성공 모델을 대만에서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김 의장은 “현재 수백 개 유명 브랜드와 직접 협력하게 됐으며 지난 분기 그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고객 공급을 획기적으로 확대, 폭발적인 고객 반응과 매출 증가율이 나타났다”며 “올해 최우선 과제는 상품군을 넓히고 고성장기에 흔히 발생하는 재고 가용성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만에서 높은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쿠팡은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손실전망치도 조정했다. 올해 2분기 대만 등 성장사업의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 규모는 3301억원(2억3500만 달러)로 작년 2분기(-2740억 원)와 직전 1분기(-2440억 원)보다 늘었다. 거랍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성장 사업 가운데 특히 대만에서의 잠재력이 빠르게 커짐에 따라 연간 조정 에비타 손실이 1조 3000억 원(9억~9억5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투자는 대만 서비스에 대한 장단기적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 높아졌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쿠팡은 2월 연간 실적발표에서 올해 대만 로켓배송 등 성장사업에 약 1조 원 규모의 조정 에비타 손실을 전망했었다.
한국 시장에서는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로켓 배송 물량이 늘었다. 김 의장은 “2분기에만 로켓배송에 50만 개 신규 상품을 추가했고, 고객들의 당일·새벽배송 주문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어났다”며 “특히 신선식품의 원화 기준 매출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25% 이른다”고 덧붙였다. 농산물과 육류, 해산물 등 신선식품을 확대해 고객과 지출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게 쿠팡 측 설명이다.
쿠팡은 인공지능(AI), 자동화를 통해 매출과 수익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의장은 “쿠팡은 AI를 매출 성장과 마진 확대의 장기적 동력으로 본다”며 “AI로 자동화와 휴머노이드 로봇 강화 등 쿠팡 운영에 변혁을 일으킬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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