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SK하이닉스(000660) 노사가 올 해 임금협상을 두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사측이 기본급의 1700% 이상을 성과급으로 제시했지만 노조는 영업이익의 10%를 모두 달라며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전임직 노조와 사측은 전날 경기도 이천캠퍼스에서 열린 '2025년 10차 임금교섭'에서 이 같은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2021년부터 전년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개인별 성과 등을 연계해 초과이익분배금(PS)을 지급하고 있다. PS는 연간 실적에 따라 매년 1회 연봉의 최대 50%(기본급의 1000%)까지 책정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달성하자 올 초 기본급 1500%의 PS와 격려금 차원의 자사주 30주를 지급했다. 그러나 노조가 이보다 높은 수준의 특별성과급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올 해 임금교섭에서 임금 인상률과 새로운 PS 기준을 협의 중이다.
사측은 지난달 진행된 8차 교섭에서 PS 상한선을 1700%로 높이고 지급 후 남은 영업이익 10% 재원 중 50%를 구성원의 PS에 쓰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사측은 10차 교섭에서도 이보다 더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지만, 노조는 영업이익 10% 전부를 성과급으로 줄 것을 요구하다 파행했다. 노조는 성명문을 통해 "회사는 어떤 조정 의지도, 타협 노력도 보여주지 않았다"며 "지금부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 강경 투쟁의 최종 국면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측은 "회사의 유연한 입장 변화에도 조합에서 일방적 교섭 결렬을 선언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연초 구성원에게 약속한 대로 새로운 PS 기준에 대한 논의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노조의 성과급 요구가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불과 2년전인 2023년 8조원 가까운 적자를 낼 정도로 반도체 업황은 기복이 심하다.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해 재원 상당수는 재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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