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계기로 급속히 확산됐던 무인 편의점이 엔데믹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무인가게가 아이스크림 할인점, 의류가게, 계란 판매점 등 다양한 분야로 골목상권에 진출하는 것과 달리, 편의점의 경우 무인 매장이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GS25의 무인 매장은 올해 상반기 기준 76점으로 집계됐다. GS25 무인 매장은 2019년만 해도 7점에 불과했다가 2022년 85점까지 3년 새 10배 이상 빠르게 증가했다. 이후 지난해 83점으로 줄더니 올해 상반기에는 이보다 7점 더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는 다른 편의점도 마찬가지다. CU의 완전무인점포는 2022년 4점에서 올해 상반기 2점으로 절반 줄었다. 세븐일레븐은 완전무인점포를 40점으로 유지하다가 올해 상반기 20점으로 급감했다. 편의점 3사를 통틀어 2022년과 비교해 올해 24%의 무인매장이 문을 닫은 셈이다.
편의점뿐만 아니라 자영업자 전체적으로 ‘나홀로 사장님’들이 팬데믹 시기와 비교해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2022~2023년 426만여 명을 유지하다 올해 1분기 417만 8000여 명으로 감소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에는 무인점포도 포함된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기술적으로 무인 매장 영업이 가능하지만 아직 기존 매장의 수익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무인 매장에서는 술, 담배 등을 판매하는 데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 320원으로 인상되는데도 점주들이 무인 매장을 선뜻 선택하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무인 점포로 전환하는데 비용이 드는데다 도난 사고 등으로 무인 매장을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낮에는 직원이 상주하고 밤에는 무인으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매장도 크게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CU의 하이브리드 매장은 400여 개를 유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역시 올해 하이브리드 매장이 550점으로 2년 전보다 10점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GS25의 하이브리드 매장만 24점 증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점포는 병원, 기숙사 등 제한된 상권에서만 유지하고 있다”며 “아직은 고객 대면 서비스가 중요한데 무인 매장은 결제 편의성 등이 떨어져 매출에 타격이 있기 때문에 점주들에게 무인 매장을 권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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