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을 겪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어음 부도율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2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 어음 부도율(전자 결제분 제외)은 0.4%로 집계됐다. 지난 2월 0.04%에서 석 달 만에 10배로 치솟았다. 이는 지난 2015년 3월 0.41% 이후 10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어음 부도란 약속어음이나 환어음 등 어음을 발행한 사업자가 만기일에 어음 금액을 지급하지 못해 결제 실패가 발생한 것을 말한다. 지급 능력 상실로 어음 부도를 반복한 사업자는 어음 거래 정지 처분을 받게 되고, 심하면 파산을 맞게 된다.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로 일선 기업들이 겪는 자금난은 시중 은행 대출 연체율에서도 나타난다.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 5대 은행의 지난 6월 말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평균 0.11%로 작년 동월(0.02%)보다 크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도 평균 0.44%에서 0.55%로 올랐다. 그나마 지난 5월 말 대기업 연체율이 0.19%, 중소기업 연체율이 0.71%로 각각 치솟았다가 부실채권 매·상각 영향으로 수치가 다소 개선된 상태다.
파산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대법원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국 법원이 접수한 법인 파산 사건은 총 922건으로 작년 동기(810건)보다 13.8% 증가했다.
한은은 지난달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내수 부진이 길어진 가운데 국제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환율 변동성도 확대됨에 따라 국내 기업의 부실 위험 증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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