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의 명소로 꼽히는 우캉맨션 앞. 6월 28일 33도가 넘는 땡볕 더위에 인근 스타벅스를 찾았다. 이곳에서 18위안(약 3400원)짜리 머핀을 고른 뒤 ‘디지털위안화(e-CNY)’로 결제가 되느냐고 묻자 “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e-CNY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다. 동행자가 스마트폰에 설치돼 있는 e-CNY 애플리케이션을 켠 뒤 QR코드를 계산기 앞 카메라에 대자 1초도 안 돼 ‘결제가 완료됐다’는 알림창이 떴다.
29일 중국 베이징 시내에 위치한 자오쥔성 채소 시장. 매장마다 위챗과 알리페이 결제를 위한 QR코드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75세의 차오 씨는 “채소를 살 때도 QR코드로 결제한다”며 “내 나이대 친구들 전부 QR코드를 쓴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디지털 결제 시장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어린아이부터 70~80대 노인까지 QR코드를 이용하고, 2020년부터 본격화한 e-CNY는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위안화 스테이블코인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을 넘어 디지털 결제 3대 축을 통한 새로운 금융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경제신문 취재진이 찾은 중국은 지급결제 혁신의 최전선이었다. 상하이에 사는 왕하오란(가명) 씨는 “알리·위챗페이는 병원 예약과 보험 가입, 항공편까지 포괄하는 슈퍼 앱”이라며 “e-CNY는 메이퇀 같은 온라인플랫폼에서 결제하면 할인 혜택을 준다”고 전했다.
실제로 e-CNY도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경제 중심지인 상하이에 ‘e-CNY 국제운영센터’를 세울 예정이다. 지난해 7월 말 기준 e-CNY 앱에서 총 1억 8000만 개의 개인 지갑이 개설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내용인 e-CNY 외에 국가 간, 해외 결제를 위해 홍콩에서 알리페이를 앞세워 8월부터 위안화 스테이블코인 실험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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