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규모가 5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상환 여력이 약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은행권 부실채권은 16조 6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 6000억 원 늘었다. 이는 2019년 9월(16조 8000억 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부문별로는 기업여신이 11조 7000억 원, 가계여신 2조 8000억 원, 신용카드채권이 3000억 원 수준이다.
부실채권비율도 0.59%로 지난해 말(0.54%)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2021년 3월(0.62%) 이후 가장 높으며 2022년 3분기(0.38%) 이후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부실 증가는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나타났다.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72%로 전 분기 대비 0.06%포인트 늘었다. 대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03%포인트 상승한 0.45%, 중소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09%포인트 상승한 0.89%를 각각 나타냈다. 중소기업여실 중 중소법인 부실채권비율은 1.08%, 개인사업자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60%를 각각 나타냈다.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 역시 0.32%로 전 분기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0.22%)과 기타 신용대출(0.62%) 부실채권비율이 모두 전 분기 대비 늘었다. 신용카드채권 부실채권비율도 2.01%로, 0.20%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정리 규모 감소 등 영향으로 소폭 상승했다”며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라 신용손실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부실채권 상·매각 등 은행권의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를 지도하는 한편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 손실흡수 능력 확충을 유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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