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국장(국내시장) 탈출은 지능 순’이라고 하면서 (투자자들이) 많이 탈출했는데, 다 돌아오게 할 것”이라며 직접 국내 증시에 투자했다. 그는 불공정거래 행위를 엄단해 국내 증시를 부양시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전날 서울 강남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저도 손해 볼 것 같으면 안 산다. 더 좋아지기 전에 빨리 참여하자”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보수정권에선 시장이 불공정·불투명했고 경영 지배권 남용이 일상이라 오를 수가 없었다”며 “객관적 상황 변화 없이 이런 것만 시정돼도 (코스피 지수가) 최소한 200에서 300포인트는 가뿐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동시에 코스피200 코스닥150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각각 2000만 원씩, 총 4000만 원 매수했다. 코스피200에 투자하는 적립식 ETF에는 5년 동안 월 100만 원씩 투자를 약정(총 6000만 원)했다. 이 후보는"(투자 약정 기간이 지나) 제가 퇴임할 때 (주가가) 꽤 많이 올라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 후보가 국내 증시에 투자한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2.93포인트(1.25%) 오른 2670.15에 거래를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럽연합(EU)에 대한 관세 유예와 미국 기술주 상승 등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된 영향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2999억 원, 7438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9907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들은 코스닥에서도 72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여전히 국내 주식 시장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높은 가운데 이 후보는 당선이 되면 시장의 불공정 행위를 강력하게 처벌하고 주주가치 보호에 힘써 증시를 부양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금융시장 구조를 많이 바꿔야 한다. 주가조작, 암소인 줄 알고 샀는데 송아지인 물적 분할, 이런 것을 못 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같은 날 유세 현장에서도 ETF 매수에 대해 “제가 당선되면 주가가 오를 것 같아서 구매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공개한 대선 공약집에 따르면 이 후보는 △먹튀·시세조종 근절을 통한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일반주주의 권익 보호 △자본·손익거래 등을 악용한 지배주주의 사익편취 행위 근절 △수급 여건 개선 및 유동성 확충을 통한 주식시장 활력 등을 공약했다.
한편, 유튜브 방송에서 이 후보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화면이 공개되면서 이 후보가 삼성증권을 통해 거래를 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후보는 과거부터 자신 역시 개미 투자자라는 점을 강조해왔다”며 “상당히 오래전부터 해당 증권사를 이용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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