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소비자의 비관론, 월가의 낙관론[데일리국제금융시장]

미시간대 소비자심리 또 하락

90년 이후 최대 하락폭 유지

美 3대지수는 모두 상승 마감

트럼프 "몇주 내 각국에 관세 통보”

증시…불확실성 해소 기대

일각선 “추가 상승 어려울 수도”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월스트리트(금융 시장)와 메인스트리트(실물 경제)의 괴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인식이 5월 들어 더욱 악화됐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16일(현지 시간) 상승 마감했다. 소비자들의 불안과 별개로 증시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이 최악의 순간은 지났다는 안도감이 더욱 우세했다.

16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31.99포인트(+0.78%) 오른 4만2654.7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41.45포인트(+0.7%) 상승한 5958.3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98.78포인트(+0.52%) 오른 1만9211.10에 장을 마감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멀티에셋 솔루션 부문 글로벌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알렉산드라 윌슨 엘리존은 “관세를 90일 동안이라도 미룬 동안 예산이나 세금 감면, 규제 완화(등 다음 의제)로 나아가기 시작할 것”이라며 “상당한 변동성과 실행 위험은 여전하지만 대부분의 나쁜 소식은 이미 지나갔다”고 이날 상승 배경을 해석했다.

3대 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모두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S&P500지수는 5.3% 급등했고 다우지수는 3.4% 올랐다. 나스닥지수도 주간 7.2% 올랐다.

S&P500 지수 내 11개 산업별 섹터에서 에너지를 제외한 모든 섹터가 상승했다. 전날 대체로 하락했던 매그니피센트7(주요 7개 대형기술주) 종목 중 5개 종목이 상승했다. 테슬라의 상승률이 2.09%로 가장 컸으며 이어 구글(1.36%), 엔비디아(0.42%), 마이크로소프트(0.25%), 아마존(0.2%)이 상승했다. 메타와 애플은 각각 0.55%, 0.09% 하락했다. 전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중국 상하이에 연구개발(R&D)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궁정 상하이 시장과 만나 이런 계획을 논의했다고 FT는 전했다. 엔비디아는 상하이 R&D 센터에서 중국 고객이 원하는 특정 요구사항과 중국의 규제를 충족하는 데 필요한 기술적 요구사항을 연구하되 실제 핵심 설계와 생산은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150여개국 개별 협상 어려워…2~3 주내 관세 통보할 것”


이날 개장 전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대국과 관세 협의 대신 일방적으로 관세율을 정해 상대국에 통지하는 방식으로 관세 정책을 처리할 것이란 소식을 전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동 순방 중 무역 협상에 대해 “앞으로 2~3주 안에 스콧 베선트 재무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 장관이 사람들에게 편지를 보낼 것 같다”며 “아주 공평한 내용인데 미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얼마를 내야 하는지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관세 유예 조치가 만료되는 7월 초 까지 모든 무역 상대국과 협상이 역부족이라고 보고 사실상 관세를 확정해 통보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국가에 서한을 보낼지는 밝히지 않았다.

증시는 이 발언이 알려진 직후 소폭 상승세로 장을 시작했다. 어떤 형태든 7월로 예정된 유예 기간 내 관세에 따른 불확실성을 처리하려는 의지로 해석하면서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는 영국과 중국과의 무역 협상 진전 이후 나머지 국가들과 개별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는 인내심이 부족해 보인다”며 “시장에서는 발언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증시가 오후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이후 증시는 잠시 하락 영역으로 진입하기도 했다. 미시간대학교가 발표한 5월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가 50.8로 4월(52.2)는 물론 시장 전망치(53.5)를 밑돌면서다. 특히 향후 경제 전망인 기대 지수는 같은 기간 47.3에서 46.5로 하락했다. 3개월간 누적 하락폭이 32.4%에 달해, 전월에 이어 다시 한번 1990년 경기 침체 이후 최대 낙폭 수준을 이어갔다. 이번 조사는 4월 22일부터 5월 13일까지 진행됐다. 12일 미국과 중국의 무역 합의 발표일과 그 다음날이 조사 기간에 포함된다.



무엇보다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전망이 급등했다. 앞으로 1년 뒤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7.3%에 이르렀다. 전월 6.5%에서 추가 상승했다. 1981년 이후 최고치다. 5~10년 뒤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도 전 월 4.4%에서 이번 달 4.6%로 상승했다. 이는 1991년 이후 최고치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질수록 기업이나 소비자들이 투자와 판매가격 결정, 지출 관리를 할 때 높은 물가를 반영하게 된다. 특히 국채 시장의 실질 금리가 낮아지는 효과를 내면서 긴축 효과도 약해질 수 있다. 연준이 통화 정책 결정의 큰 틀에서 인플레이션 기대를 핵심 검토 요인으로 삼는 것도 이 때문이다.

1년 인플레이션 기대 7% 돌파했는데…월가 일각 “스태그플레이션 근거 없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월마트 매장에서 한 직원이 진열대를 정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소비자 심리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현상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현재 미국의 실물 경제 보다 관세에 쏠렸다는 방증이다. 이날 데이터업체 팩트셋은 S&P500 기업 중 3월 15일 이후 실적을 발표한 곳은 451개 기업으로 이 가운데 411개 기업이 1분기 실적발표에서 “관세”를 언급했다고 분석했다. 실적 발표 기업의 91%가 관세에 대한 사업 영향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관세를 언급한 기업의 수는 260곳이었다. 팩트셋의 수석 분석가인 존 버터스는 “현재 지수 구성 기업들의 지난 10년 간 실적 발표를 분석했을 때 이는 가장 많은 수치”라고 말했다.

소비자심리조사 처럼 소비자들이나 기업 대상 설문조사 기반 지표(소프트데이터) 외 실제 수치를 도출하는 경제 지표(하드 데이터) 상에서는 아직 경제의 충격이 나타나지 않는 점도 월가의 낙관론이 지속되는 원인이다. 최근 발표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해 2021년 2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해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매니징 파트너 제이미 콕스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즉각적으로 치솟게 만들 것이라고 확신하던 사람들에게는 그 시나리오가 기본 전제(base case)였지만 실제 데이터는 이를 뒷받침하지 않는다”며 “시장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가격을 다시 (낮춰) 매기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가팀도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올해 말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4.5%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치를 상향 수정했다. 기존 전망치는 4.0%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전쟁의 긴장도를 낮춰 미국의 둔화 위험이 줄어들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보다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에 대한 수요가 더 커졌다는 관측을 담고 있다. 국채 금리 상승은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bp(1bp=0.01%포인트) 오른 4.484%에 거래됐다.

물론 증시 상승세가 길게 지속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현재까지의 하드데이터는 대부분 관세 효과가 본격화되지 이전의 지표인데다 추후 관세율이 지금 수준으로 낮게 유지되더라도 경제 충격은 피할 수 없다는 논리에서다. 모건스탠리의 리사 샬렛은 “지금 주가 수준을 정당화하기는 어렵다”며 “여기서 정체가 올 것 같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