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150만 원짜리 새 스마트폰 ‘갤럭시25 엣지’에 최대 28만 원의 할인 지원금을 내걸었다. SK텔레콤의 해킹 사고 여파로 가입자가 대거 이탈하는 번호이동 대란이 일어났지만 가입자를 지켜야 하는 SK텔레콤이나 끌어와야 하는 다른 두 회사 모두 마케팅 경쟁에 여전히 소극적인 것이다.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날 사전예약을 시작한 갤럭시S25 엣지의 공시지원금을 요금제에 따라 8만~24만 5000원으로 정했다. 월 12만 5000원짜리 최고 요금제를 써야 24만 5000원, 15%의 대리점 추가 지원금을 합치면 28만 175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KT 역시 6만~25만 원, LG유플러스는 5만 2000~23만 원의 공시지원금을 책정했다. 3사 모두 기기값에 비해 크지 않은 수준이며 기존 신제품들과 비슷하다.
단말 지원금을 포함하는 마케팅비는 통신시장 경쟁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다. 3사 모두 시장 점유율이 고착화한 데다 인공지능(AI) 신사업 투자를 위해 마케팅비를 아끼는 추세다. 올해 1분기 마케팅비는 SK텔레콤이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한 6920억 원이었다. KT는 0.8% 증가에 그친 6255억 원, LG유플러스는 올 초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첫 참가로 비용이 발생했음에도 1.6% 증가한 5558억 원에 그쳤다. 이어 이날 갤럭시S25 엣지의 사전예약이 시작되며 가입자들의 번호이동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3사 모두 마케팅 최소화 기조를 유지한 것이다.
업계는 SK텔레콤의 신규 영업이 재개되고 단말기유통법(단통법)이 폐지되며 ‘갤럭시Z플립7’과 ‘갤럭시Z폴드7’이라는 대작이 출시되는 7월께를 경쟁 상황이 바뀔 수 있는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그간 이탈한 가입자를 회복하기 위해 공격적 마케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단통법이 폐지되면 공시지원금의 15%라는 추가 지원금 상한이 사라지며 폴더블폰 출시 역시 가입자의 번호이동을 부추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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