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을 비롯한 모든 국가의 화웨이 인공지능(AI) 칩셋 사용을 사실상 금지하고 나섰다. 기존 규제로 중국 반도체 기술력 발전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하에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13일(현지 시간)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세계 어디에서든 화웨이 어센드 칩셋을 사용하면 미국 수출 통제 위반”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상무부의 이번 조치는 화웨이가 AI와 스마트폰을 위한 강력한 반도체를 만드는 것을 더 어렵게 할 것”이라고 했다.
BIS는 중국이 미국 AI 칩셋을 밀수하는 데 대응해 미국 기업의 공급망을 보호하는 방법에 대한 안내도 제시했다. 엔비디아·AMD 등 AI 칩셋 개발 업체에게 대한 수출 가이드라인인 셈이다. 또 미국 AI 칩셋이 중국 AI 모델에 사용되는 것에 따른 후과를 대중에게 경고키로 했다.
BIS의 이날 발표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도입돼 15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국가별 등급에 따른 AI 칩셋 수출통제 정책’을 폐기하면서 나온 것이다. 바이든 정부는 올 1월 15일 각국을 동맹, 일반 국가, 적국 등 3등급으로 분류하고 AI 칩셋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BIS는 폐기한 바이든 정부 시절 정책에 대해 “이 규칙은 미국의 혁신을 저해하고 기업에 부담스러운 새로운 규제 요건을 부과했을 것"이라며 "수십 개 국가를 2등급 지위로 격하시키면서 이들 국가와의 외교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무부의 이번 정책이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AI 칩셋 기술력 발전을 막아설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화웨이는 미국의 대 중국 AI 칩셋 수출 제한을 이후 엔비디아 칩셋 등을 구할 수 없게 된 중국 내수 테크 기업들을 공략해 성과를 내는 중이다. 테크계 한 관계자는 “애초 중국 내수 시장 외에는 이렇다할 수요가 없었기에 타국의 화웨이 칩셋 사용을 금지한다고 타격이 올지 의문”이라며 “중국 내에서 미국산 칩셋 수급이 더욱 어려워지는 데 따라 화웨이 칩셋에 대한 내수 수요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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