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의약품(RPT)을 이용해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진행하는 ‘테라노스틱스’가 항암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테라노스틱스란 암세포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진단(Diagnostics)과 이를 없애는 항암 치료(Therapy)를 동시에 수행하는 치료법이다. 국내에도 지난해부터 방사성의약품 ‘플루빅토’가 전립선암 치료에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테라노스틱스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
8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포트링커에 따르면 전 세계 방사성의약품 시장 규모는 2022년 63억 달러(약 8조 8000억 원)에서 연평균 8.7%씩 성장해 내년에 89억 달러(약 12조 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성장세는 방사성의약품을 활용한 테라노스틱스가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자 개인의 종양 특성에 맞춰 최적화된 치료가 가능해 치료 성공률은 높이고 부작용은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특히 전립선암 치료제인 ‘플루빅토’가 글로벌 블록버스터(매출 1조 원 이상)로 성장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테라노스틱스가 확산하고 있다.
국내의 다양한 바이오기업들도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퓨쳐켐은 전립선암 치료제인 ‘FC705’를 직접 개발하고 있다. 국내 임상 2상 최종 보고서에서 60%의 객관적반응률(ORR)을 확인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는 플루빅토가 임상 3상에서 기록한 ORR 29.8%의 2배 수준이다. 지대윤 퓨쳐켐 대표는 “플루빅토는 현재 표준치료와 병용 임상을 했지만 FC-705는 단독 투여한 결과”라며 “FC-705의 임상 3상은 병용 투여 방식으로 신청한 만큼 3상 결과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셀비온도 지난달 전립선암 치료제 ‘Lu-177-DGUL’의 국내 임상 2상 환자 투약을 완료했다.
방사성의약품 치료제와 함께 필수적으로 쓰이는 진단제 시장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 듀켐바이오는 플루투폴라스타트 개발사인 미국 블루 어스 다이그노스틱스의 파트너사로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해 올 7월 중 허가를 예상하고 있다. 퓨쳐켐 또한 전립선암 진단제인 ‘FC303’의 국내 임상 3상 환자 투여를 완료한 상태다.
다만 국내에서 방사성의약품과 테라노스틱스가 활성화되려면 루테튬 등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인프라를 구축과 더불어 핵심약물 국산화가 시급하다. 대한핵의학회 소속 양승오 박사는 “테라노스틱스 기술 성공의 핵심은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인프라 확대와 새로운 동위원소 개발”이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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