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거래소(ATS)에서 거래 종목이 800개로 확대된 후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에서 하루 평균 변동성 완화 장치(VI)가 약 60회 발동한 것으로 집계됐다. 프리마켓의 개장 시간(50분)을 고려하면 1분당 약 1.2회의 VI가 걸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시장 감시를 강화해 시세조종 등 불공정 거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ATS 개장에 따라 한국거래소를 비롯해 증권사의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한 만큼 매매 시스템의 안정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ATS에서 800개 종목이 거래되기 시작한 3월 31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한 달간 VI는 1379회 발동됐다. 코스피200 구성 종목은 장중 매매 호가가 3%, 그 밖의 종목은 6% 이상 변동할 때 VI가 발동한다. VI가 걸리면 한국거래소에서는 단일가 매매가 이뤄지지만 ATS에서는 2분간 거래가 정지된다. 코스피지수가 6.60% 반등한 지난달 10일에는 프리마켓에서 총 316회의 VI가 발동되기도 했다.
VI가 프리마켓에서 하루 평균 60회씩 발생한 이유로 먼저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급변했고 이를 시초가에 반영하다 보니 VI 발동이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유동성이 많지 않은 프리마켓 장 초반 매매 호가 차이가 큰 주문도 VI 발동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프리마켓에서는 유동성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 변동성이 극심하다 보니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복수 거래소 체제에 따른 시스템 안정화는 과제로 지적된다. ATS 출범 이후 거래 중단 사태가 적지 않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매매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주식 거래 시장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
ATS 출범에 따라 거래 대금이 늘어난 것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ATS의 거래 대금은 지난달 25일 5조 3229억 원을 기록하면서 최초로 5조 원을 넘어섰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ATS의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오후 3시 40분~8시)의 거래 대금은 평균 약 2조 원으로 이만큼의 신시장을 창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프리마켓의 개장 이후 변동성에 대해서는 투자자 보호책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