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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대출 정리 1.3조 달해…4대은행 건전성 ‘빨간불’

■1분기 NPL 28% 늘어 12.6조

빚 못갚는 소상공인·가계 급증세

부실채권 전년 대비 28% 불어나

3월말 연체율도 0.07%P 오르고

손실대처능력 지표는 36%P ‘뚝’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이 올 1분기 정리한 부실채권(NPL)이 1조 3000억 원을 웃돌았다. 급격한 경기 둔화에 빚을 갚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인데 3개월 이상 장기 연체대출 규모만 12조 원을 넘어 은행 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4대 은행이 올 1분기 총 1조 3301억 원 규모의 NPL을 상각하거나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각이 5917억 원, 매각이 7384억 원이다. 상·매각 채권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5% 불어났다.

은행의 상·매각 채권은 코로나19 시기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가 이후 급격히 늘어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2년 1분기 3140억 원으로 바닥을 찍은 뒤 3년 만에 4배 넘게 늘어날 정도로 증가세가 가파르다. 코로나19 때 급격하게 늘렸던 대출이 내수 침체와 경기 둔화에 본격적으로 연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4대 은행의 1분기 말 NPL만 해도 12조 61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7% 급증했다. 역대 최고치다.

은행은 NPL 중에서도 악성 대출은 순차적으로 자산 유동화 전문회사에 헐값에 팔거나(매각), 상각을 통해 장부에서 털어낸다. 그만큼 손실이 발생하지만 단기간 내 상환 받을 가능성이 적어 건전성 지표를 관리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원리금을 못 갚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NPL을 대거 정리하는데도 연체율이 좀체 잡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은행의 연체 지표는 가파르게 뛰고 있다. 5대 은행의 3월 말 기준 연체율 단순 평균은 0.41%로 지난해 말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 0.35% △신한 0.34% △하나 0.32% △우리 0.37% △NH농협 0.65% 등이다. KB국민의 기업대출 연체율(0.4%)은 2017년 1분기 이후 8년 만의 최대치고 중기 연체율 오름폭(0.1%포인트)은 2015년 1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컸다. 신한의 중기 대출 연체율(0.49%)도 2017년 2분기 이후 최대치다. NH농협의 기업 연체율(0.84%) 역시 2017년 2분기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높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출 만기를 미루기로 한 것은 당장의 위기만 넘기고 나면 경기가 살아나 차주의 상환 능력이 회복될 것이라 봤기 때문”이라면서 “유예했던 채권의 상환 시점은 돌아오고 있는데 예상과 달리 경기가 크게 나빠지면서 부실이 되레 빠르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한국 경제가 1분기 역성장한 데 이어 올해 0%대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연체율이 지금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시중은행의 한 리스크 담당 임원은 “트럼프발 관세전쟁에 경기 낙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연체 관리 수위를 당분간 높여갈 계획”이라며 “경기가 어디까지 고꾸라질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내부적으로 불안감이 크다”고 전했다.

은행들이 손해를 감수하며 채권을 대규모로 정리하고 있는데도 위기 대응 역량은 되레 뒷걸음질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4대 은행의 NPL 커버리지 비율은 1분기 평균 169.78%로 지난해 말 대비 35.89%포인트 급락했다. 이 비율은 충당금 적립액을 NPL로 나눈 값으로 대출 부실이 발생했을 때 금융사의 손실 대처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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