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 상호관세 정책으로 전 세계 증시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4월 코스피 상장주식 회전율이 올해 평균치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발(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확대와 더불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본격적인 대선 정국이 시작되면서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린 여파로 풀이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주식 일평균 회전율(11일 기준)은 0.88%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이달 11일까지 일평균 코스피 상장주식 회전율이 0.76%인 점을 감안하면 4월 거래량이 증시가 강세를 나타냈던 1~3월보다 증가한 셈이다. 이는 지난해 일평균 회전율(0.78%)보다 상회하는 수준이다. 상장주식 회전율은 코스피 시장 하루 거래량을 상장된 총주식 수로 나눈 값이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는 의미다.
코스피 시장 회전율이 상승한 이유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으로 인한 증시 변동성이 꼽힌다. 여기에 이달 4일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주요 대선 주자들과 관련한 정치 테마 종목까지 요동치면서 거래량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들어 코스피 상장주식 회전율이 1%를 넘어선 날은 총 5일로 이달에만 3번 돌파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관세 영향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손절매(로스컷) 등으로 인해 거래량이 증가했을 것”이라며 “급락 후 반등 장세가 이어질 경우 포트폴리오 조정의 기회로 보고 개인들이 적극적으로 매매를 한 점도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과 대선 레이스 등 증시 변동성을 키울 재료들이 산재해 있다. 이에 관세에서 자유로운 종목과 정치 테마를 위주로 단타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미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수혜 종목으로 꼽히는 동양철관(008970)은 이달 9일 회전율 158.8%를 기록하며 상한가를 달성했다. 이는 동양철관을 매매한 투자자들 사이에서 하루 만에 적어도 한 번 ‘손바뀜’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코스피 상장사이자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테마주로 꼽히는 오리엔트바이오(002630) 역시 이달 2일 회전율이 80%를 넘어섰다. 염승환 LS증권 이사는 “관세로 인해 시장 수익률 보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개인들이 정치를 비롯해 관세에서 자유로운 종목을 주목하고 있다”며 “대선 주자들이 내세울 정책 관련 종목으로까지 단타 매매가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코스피에 비해 규모가 작고 소형주가 많은 코스닥 역시 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한 단타 매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코스피가 0.95% 상승한 것과 달리 코스닥은 1.95% 급등하며 종가 기준 12거래일 만에 700 선을 회복했다. 시장 상승세에 힘입어 거래까지 활발하게 이뤄지며 거래량이 10억 주를 넘어섰고 코스닥 상장주식 회전율은 1.87%를 기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