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인터넷전문은행(인뱅) 설립에 도전한 한국소호은행이 기존 은행권에서 볼 수 없었던 소상공인 특화 혁신 금융 상품을 출시,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컨소시엄을 이끄는 한국신용데이터(KCD)와 계열사인 한국평가정보(KCS)가 축적한 개인사업자 데이터에 컨소시엄에 참여한 금융사들의 노하우와 정보기술(IT) 기업의 기술력을 더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초기 자본금 3000억 원으로 시작해 영업 개시 4년 차에는 흑자 전환을 이뤄내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소호은행은 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소호은행은 지난달 금융위원회에 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곳으로 하나·우리은행·NH농협·BNK부산은행 등 시중은행을 주주로 확보해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호은행 컨소시엄은 이날 △실제 영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소상공인 신용평가 △소상공인의 현금 흐름 문제를 해결하는 공급망 금융 △개별 사업장 사정에 맞춘 맞춤형 지원금·대출 연결 △소상공인 정책 금융 알리미 등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 혁신 서비스 제공 계획을 발표했다. 컨소시엄을 이끄는 김동호 KCD 대표는 “대한민국 사업장의 절반 이상이 소상공인이고 대한민국 경제 활동 인구의 4분의 1이 소상공인 사업장 종사자임에도 아직까지 소상공인 전문 은행은 없었다”며 “소상공인에게 구휼이 아닌 금융을 제공해, 소상공인이 성공하고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돕는 은행을 설립하겠다”고 말했다.
소호은행은 기존 금융 기관이 간과했던 ‘사업장의 역량’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개인 신용 점수만으로는 알 수 없는 사업 성공 가능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사업장 상황에 맞는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시스템에서는 20년간 대기업에 근무하다 분식집을 창업하려는 초보 자영업자가 오랜 기간 분식집을 운영해온 자영업자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소호은행은 사업 운영 능력을 제대로 평가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혁신 여신 상품 제공을 위한 차별화된 데이터를 활용할 계획도 밝혔다. 전국 170만 사업장에 도입된 KCD의 경영 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통해 확보한 실시간 매출 흐름 업종 특성, 지역 특성, 재방문율 등 데이터와 KCD 계열사인 국내 유일의 전업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사 KCS 데이터를 토대로 기존 은행권에서 불가능했던 업종별, 지역별 대출 관리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소상공인을 위한 혁신 금융 상품 ‘공급망 금융’(나중 결제·오늘 정산)도 소개됐다. 나중 결제는 사업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때 은행이 먼저 돈을 내주고 나중에 사장님으로부터 돈을 받는 서비스다. 오늘 정산은 거래처로부터 나중에 받을 돈을 은행이 미리 내주고 나중에 거래처로부터 받는 서비스다. 또한 사업장 정보를 바탕을 정부, 지방자치단체, 관계기관 지원금을 먼저 연결해준 뒤 소호은행과 파트너사 금융 상품을 조합해 대출을 제공하는 ‘맞춤형 지원금·대출 연결’도 혁신 상품으로 내놨다. 이 밖에 고금리 대출을 중저금리 대출 1건으로 대환해 통합하는 ‘채무통합론’과 포스(POS) 기기나 캐시노트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뱅킹 서비스’, 예상 부가세를 자동 산출해 세금 납부액을 미리 적립해 주는 ’부가세 파킹 통장‘도 소개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시중은행 등 금융권의 노하우와 IT기업의 기술력도 소호은행만의 무기라고 밝혔다. 소호은행 컨소시엄에는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금융 지주사 은행 중 3곳이 참여했다. BNK부산은행, OK저축은행도 이름을 올렸으며, 흥국생명, 흥국화재, 유진투자증권, 우리카드 등 금융 기관도 동참했다. IT 기업으로는 LGCNS, 아이티센, 메가존클라우드, 티시스 등이 합류했다.
초기 자본금은 3000억 원이다. 자금조달의 안정성은 제4인뱅 예비인가의 주요 평가지표 중 하나다. 기존 인뱅의 초기 자본금은 카카오뱅크 3000억 원, 케이뱅크 2500억 원, 토스뱅크 2500억 원 등이었다. 김 대표는 "초기 자본금의 5배인 1조5000억원까지는 기존 주주가 자금을 넣을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비이자수익을 20% 이상 유지하고 4년차에는 흑자 전환에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 대표는 “4년차에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플랫폼 수수료 등을 통한 비이자수익은 20% 이상 가져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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