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400억 달러(약 59조 원)에 달하는 역사상 최대 규모 벤처 투자를 유치했다. 기업가치는 반년만에 2배가 뛰어 3000억 달러(약 442조 원)에 달한다. 오픈AI는 거액의 자금을 수혈하는 한편 ‘오픈 웨이트’형 추론 인공지능(AI)의 무료 공개를 예고하며 일론 머스크의 비판과 딥시크 등 경쟁자에 대응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31일(현지 시간) 오픈AI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3000억 달러 기업가치로 400억 달러 규모의 새 자금 지원을 받았다”며 “혁신 기술을 확장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소프트뱅크그룹과 협력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오픈AI는 “AI 연구 경계와 컴퓨팅 인프라를 확장하고 매주 챗GPT를 사용하는 5억 명의 사람들에게 더 강력한 도구를 제공하겠다”며 “모든 인류에게 이로운 일반인공지능(AGI)로 가는 길을 닦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신규 자금은 소프트뱅크, 오라클과 함께하는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쓰인다. 스타게이트에 예정된 금액은 향후 4년간 5000억 달러 상당이다.
오픈AI가 유치한 금액은 단일 투자로 벤처 역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10월 1570억 달러이던 기업가치는 단번에 2배 상당으로 뛰었다. 이에 따라 오픈AI는 피치북의 ‘가장 가치 높은 벤처캐피탈(VC) 지원 기업 순위’에서 틱톡 개발사 바이트댄스(2200억 달러)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1위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3500억 달러)가 유지 중이다.
투자에는 소프트뱅크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 스라이브 캐피털 등이 참여했다고 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소프트뱅크가 초기 단계에 75억 달러를 대고, MS 등 컨소시엄이 25억 달러를 추가 투자한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말까지 소프트뱅크가 225억 달러, 컨소시엄이 75억 달러를 각각 추가하는 구조다.
같은날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오픈웨이트 추론 AI를 선보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오픈웨이트란 프로그램 설계도가 완전 개방된 오픈소스와 달리 일부 코드와 AI 훈련의 가중치를 공개하는 형식이다. 사용자는 이를 무료로 내려받아 일부 수정해 사용할 수 있다. ‘인류를 위한 AGI 개발’을 목표로 설립한 오픈AI가 AI 소스를 공개하는 것은 2019년 GPT-2 이후 처음이다.
오픈AI의 결정 뒷편에는 “오픈소스로 AI를 무료 제공하겠다는 최초 사명을 배신했다”는 머스크의 공격과 오픈웨이트로 등장해 충격을 준 딥시크 추론모델 R1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딥시크는 물론 메타 ‘라마’ 등이 오픈소스 생태계를 장악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의지다.
올트먼은 “다른 모델과 마찬가지로 안전성과 유용성 여부를 기준에 따라 철저히 검토할 예정”이라며 "아직 결정해야 할 사항들이 남아 피드백을 모으고 초기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하기 위해 개발자 행사를 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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