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의 5개 발전자회사의 지난해 매출이 평균 10% 가까이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되레 2.2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 판매액은 부진했지만 화력발전의 주 연료인 유연탄 가격이 떨어진 덕으로 풀이된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남동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서부발전·중부발전 등 5개 발전자회사의 지난해 매출 총액은 32조 4366억 원으로 2023년(36조 283억 원)에 비해 9.97% 감소했다. 매출 감소율이 가장 높은 곳은 남동발전(-15.61%)이었다. 남부발전(-11.14%), 서부발전(-10.32%)도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매출이 감소한 것은 전력 판매량과 판매 단가가 모두 떨어졌기 때문이다. 원자력발전소는 출력 제한을 최소화하는 기저 전원으로 활용하면서 유연탄·액화천연가스(LNG) 등 화력 발전원을 전력 수요에 맞춰 조절해 가동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다.
최근 들어 개별 출력 제어가 힘든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지면서 화력 발전소의 가동률이 더 떨어지는 추세로 알려졌다. 실제 발전5사의 전력 판매량은 2023년 19만 5163GWh였지만 2024년에는 18만 6441GWh로 뒷걸음질쳤다.
전력 판매 단가도 줄어들었다. 전력 업계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전기의 계통한계가격(SMP)은 2023년 KWh당 평균 167.11원이었으나 2023년에는 128.39원으로 떨어졌다. 발전사들의 판매 가격은 SMP에 연동돼있어 SMP가 떨어지면 각 발전사의 평균 전력 판매 가격도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발전 5사 모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발전5사의 영업이익 총합은 2023년 1조 643억 원이었지만 2024년에는 2조 8979억 원으로 172.3% 상승했다. 영업익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동서발전(306.7%)이었다. 2023년~2024년 사이 영업이익이 1527억 원에서 6211억 원으로 늘었다. 나머지 회사들도 75.18%~274.81%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함께 당기순익도 덩달아 뛰었다. 발전5사의 당기순익 총합은 2023년 8505억 원에서 2024년 1조 8407억 원으로 2.16배 확장했다. 당기순익 증가율은 중부발전이 가장 앞섰다. 2023년 당기순익이 176억 원에 불과했는데 지난해에는 2220억 원으로 약 12.63배 급등했기 때문이다.
매출 규모가 줄었는데도 영업 실적이 개선된 것은 매출 원가에 해당하는 발전 원료의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석탄 발전에 사용되는 유연탄의 발전5사 평균 도입 가격은 2023년 t당 24만 7958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8만 1573원까지 하락했다.
한전 발전자회사들이 올해 납부할 법인세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발전5사가 2023년 인식한 법인세 비용은 1463억 원에 그쳤지만 2024년에는 5368억 원으로 증가했다. 회계상 법인세 비용이 실제 납부액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법인세 비용을 3.67배 더 인식했기 때문에 납부액도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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