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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된 대체거래소…잇단 오류 정말 괜찮나요 [선데이 머니카페]

거래 첫날부터 주문 조회 오류

3월 말부터 전종목으로 확대

시스템 안정성 기반돼야 선택

서울 영등포구 넥스트레이드 사무실 모니터에 거래 중인 10개 종목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많은 이들의 기대와 우려 속에 이번 주 출범했습니다. 본격적인 복수거래소 체제를 앞두고 전산 장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 선데이 머니카페에서는 이번 주 베일을 벗은 넥스트레이드의 현황과 쟁점을 짚어보겠습니다.

첫날부터 주문 조회 오류…최선주문집행(SOR) 문제 없는 것 맞나요?


넥스트레이드는 법인 출범 이후 약 2년 4개월 만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4일 공식 출범했습니다. 70년 가까이 한국거래소(KRX) 독점 체제로 유지됐던 국내 주식거래 시장이 복수 체제로 돌입하면서 투자자들의 편익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한껏 고조됐지만 넥스트레이드의 첫 모습은 실망감이 더 컸습니다. 개장 첫날부터 투자자들은 혼란을 겪었습니다. 일부 증권사에서 주문 체결 및 시세 조회 지연 등의 오류가 발생한 것인데요. 미래에셋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는 실시간 주문 체결 조회가 지연돼 고객들은 재주문을 해야했고, 키움증권에서도 실시간 시세 조회 서비스에서 수분간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첫날부터 벌어진 오류에 일각에서는 증권사의 자동주문전송시스템(SOR)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SOR은 고객이 ATS나 KRX를 지정하지 않고 주식 주문을 넣으면 증권사는 최선 주문 방식에 따라 고객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거래 주문이 이뤄지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이번 오류와 관련해 미래에셋 측은 “SOR에 따른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고있다”고 밝혔지만 증권사들의 시스템 구축에 대한 우려를 쉽사리 지울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차별화 내세운 ‘대량·바스켓매매 시장’도 지연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센터빌딩에서 열린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 개장식에서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 등 주요 참석자들이 개장 기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뿐만 아닙니다. 넥스트레이드가 차별점으로 내세운 ‘대량·바스켓매매 시장’은 아직 개장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개장 직전 점검 과정에서 ‘서킷브레이커(CB)’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개장이 보류된 상태인데요. 주가 하락 시뮬레이션 중 거래소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해도 넥스트레이드에서는 대량매매가 평소처럼 체결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넥스트레이드 운영 규정상 거래소에서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하는 경우 넥스트레이드는 매매체결 대상종목 중 해당 시장 종목의 매매거래를 중단해야 하는데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죠.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대량·바스켓매매 시장 시스템에서 미비점이 발견돼 해당 시장의 개장이 늦춰졌고 시스템 정비 후 개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잇단 미비점에 대체거래소를 섣불리 출범시킨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거래 종목 확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현재 넥스트레이드에서는 10개 종목만 거래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들은 이달 24일부터 거래가 가능하고, 3월 말에는 800개 종목을 모두 거래할 수 있게 됩니다.



무늬만 ‘투자자 편익 제고’에 그치지 않으려면


넥스트레이드의 초기 불안정성을 예상이라도 한 듯 대체거래소 출범 초기 전체 시장 참여를 하지 않는 증권사들도 있습니다. 넥스트레이드에 참여하는 증권사는 총 28개입니다. 이 중 14곳은 정규장을 포함해 12시간 ATS에 참여하지만 다올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나머지 14곳은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에서만 ATS에 동참합니다. 프리·에프터마켓에만 참여하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초기 시스템 정착 과정을 모니터링 한 뒤 참여하겠단 입장”이라며 “거래 종목이 순차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는 지난 4일 넥스트레이드 개장식에서 “복수 거래 시장은 모두가 처음 겪는 일이기에 일각에서는 예기치 못한 시장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그간 수많은 테스트를 통해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인했고 시장 안정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다. 앞으로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시장을 안정적으로 운용해 나가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는데요. 지난 일주일 넥스트레이드의 모습은 아쉬움이 더 컸습니다. 투자자들의 편익을 제고를 기반으로 ‘국내 자본시장 밸류업과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목표가 공허한 외침이 되지 않으려면 시스템 신뢰 확보가 우선으로 보입니다.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시장은 결국 도태되기 마련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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