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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닥 "한·일 스테이블코인 송금 실험 참여…스위프트 한계 극복할 것" [디센터 인터뷰]

■김민수 케이닥 대표

일본 대형 은행들 참여…NH농협·신한은행도 검토 중

엔화 송금 실험 상반기 완료…원화-엔화 자동 스왑 구상도

은행은 신탁, 커스터디는 발행…"한국형 생태계 구상"

김민수 케이닥(KDAC·한국디지털자산수탁) 대표./사진 제공=케이닥




최근 국내에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관련 규제가 정립된 일본에서 선제적으로 연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커스터디 기업이 있다. 가상자산을 수탁하는 전통적 역할에서 나아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보관·유통 네트워크 구축 등 생태계 핵심 인프라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일본 대형 은행들 참여…NH농협·신한은행도 검토 중


김민수 케이닥(KDAC·한국디지털자산수탁) 대표는 지난 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마련된 일본에서 노하우를 배울 예정”이라며 프로젝트 팍스(Pax)에 참여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케이닥 초기 투자사이기도 한 블록체인 기술 기업 페어스퀘어랩과 공동 합류했다.

프로젝트 팍스는 지난해 9월 일본 기업 프로그매트가 출시한 테스트 플랫폼이다. 일본 은행과 해외 은행 간 스테이블코인 전송을 시험하기 위해 출범했다. 미쓰비시 금융 그룹, 미즈호 금융 그룹, 스미모토-미스이 금융 그룹 등 일본 대형 은행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23년부터 스테이블코인 개정안을 시행하고, 일본 내 은행·자금 이체 기관·신탁 회사를 중심으로 엔화 및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 법적 기틀을 구축했다.

출처=페어스퀘어랩


김 대표는 “1970년대 나온 국제은행간통신협회(스위프트) 망은 국제 송금을 할 때 여러 은행을 거쳐야 하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불편한 점이 많다”면서 “이 같은 문제는 테더(USDT) 등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치가 안정된 가상자산으로, 주로 법정화폐를 기반으로 블록체인 상에서 발행된다. 미국 달러와 가치가 일대일로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인 USDT이 대표적이다. 중개자를 거치지 않아도 돼 수수료가 저렴하고, 블록체인 상에서 24시간 연중무휴로 거래를 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프로젝트 팍스에서는 국경 간 엔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전송을 실험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향후에는 관광객이 일본에 가서 한국 신용카드를 활용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는 구조도 구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엔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자동으로 환율에 따라 교환(스왑)되는 장치 등도 구현해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NH농협은행, 신한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들도 이 프로젝트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은 신탁, 커스터디는 발행…"한국형 생태계 구상"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커스터디 기업은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런데도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적극적인 이유를 묻자 김 대표는 “만약 국내에서 스테이블코인 제도가 마련된다면, 은행이 신탁자산을 보관하고 커스터디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구조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금융사는 가상자산을 취급할 수 없기에 은행이 직접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기는 어렵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의 담보가 되는 법정화폐 등 다양한 자산을 신탁하는 역할을 하고, 실제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주체는 커스터디 등 국내 가상자산사업자(VASP)로 등록된 기업의 몫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과의 긴밀한 협력 구조가 필요해 보이는데 여기서 케이닥은 또 강점이 있다. 케이닥은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 등 국내 5대 은행 중 2개가 주주로 참여한 커스터디 기업이다. 김 대표는 "케이닥은 고객사 재무보고 관련 내부통제 인증(SOC1 유형2)를 취득했다"면서 "전통 금융권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준비를 해왔다"고 자신했다.

이러한 금융권 수준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케이닥은 현재 약 100개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케이닥은 현재 약 100개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60~70%가 상장사 또는 상장사 관계사다. 김 대표는 "우량 자산 중심으로 관리하며 법인 고객 대응에 집중해왔다"며 "올해 하반기 전문투자자 시장이 오픈되면 이에 대한 대응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젝트 팍스의 첫 단계인 단순 송금 테스트는 올해 상반기 중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스테이블코인 제도는 물론이고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 모든 분야에서 한국이 많이 늦었다"며 "참고할 수 있는 해외 사례가 충분한 만큼 속도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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