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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조선업 진출 앞둔 한화, 공화당 인맥 사외이사 재선임

주총서 퓰너·부시 임기 2년 연장

'트럼프 호재' 속 네트워크 강화

김동관, 1월 취임식 참석하기도

2022년 김승연(가운데) 한화그룹 회장과 에드윈 퓰너(왼쪽 네번째)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이 김동관(왼쪽 두번째) 한화 부회장, 김동원(오른쪽 첫번째)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왼쪽 첫번째)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그룹




한화(000880)그룹이 에드윈 퓰너 미국 해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과 조지 P 부시 마이클베스트&프리드리히 로펌 파트너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한다. 미국이 조선업 부활을 위해 국내 업계에 협력을 요청한 상황에서 미 공화당과 네트워킹을 견고히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26일 주주총회를 열고 퓰너 회장에 대한 사외이사 임기를 2년 연장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퓰너 회장은 2023년 한화 사외이사로 선임돼 이달 말 임기 종료를 남겨놓고 있다. 한화는 조선·방산 산업의 미국 진출을 위해 정재계와 소통할 수 있는 중량급 인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퓰너 회장은 미국 공화당의 대표적인 싱크탱크 중 하나인 헤리티지 재단의 공동 설립자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1기 행정부에서 인수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는 1980년대부터 교류한 40년지기다.

조지 P 부시. 연합뉴스


한화오션(042660)도 20일 주총을 열고 이달 말 종료 예정인 부시 파트너에 대한 임기를 2년 연장한다. 정치인 겸 변호사인 부시 파트너는 아버지가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할아버지가 조지 H W부시 미 41대 대통령, 큰아버지가 조지 W 부시 미 43대 대통령이다. 그는 2년 전 사외이사로 선임된 뒤 한화오션의 미국 진출을 도왔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미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인수하고 미 해군 함정 MRO(정비·보수·유지) 사업 2건을 수주하는 성과를 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시 파트너는 미 공화당 인맥이 두텁고 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 미 텍사스주 토지관리국장 역임 등 경력을 가졌다"며 "광물자원과 방산 산업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미국 공략을 위한 다방면의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앞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김 부회장은 한국 측 참석자로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함께 가장 높은 등급의 대우를 받았다. 그는 초청장을 받아 취임식에 참석했고 취임 전날 열린 캔들라이트 만찬과 취임 당일 저녁 열린 스타라이트 무도회까지 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은 취임식을 전후해 피터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등 주요 인사들과도 만났다.

김 부회장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수 있었던 데는 김 회장이 오랜기간 다져온 네트워크와 퓰너 회장의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회장은 2017년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첫 취임식에 국내 10대 그룹 총수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은 바 있다. 당시 건강 문제로 실제 참석하지는 못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1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피터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와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그룹


한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조선업계는 한국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러브콜을 보내면서 조선업 진출에 특히 비중을 두고 있다. 올 해 미 해군 MRO 사업은 5~6척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 해군 MRO 사업의 연간 규모는 20조원에 달한다.

아울러 미 함정 및 상선 건조 가능성도 가시화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이달 초 한국 등 동맹국이 자국 조선소에서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해군 준비 태세 보장법'을 발의했다. 60년 전 발효된 번스-톨리프슨법에 의해 미 함정의 해외 건조가 불가능했으나 이를 무마하는 내용이다.

미 의회예산국(CBO) 1월 보고서에 따르면 미 해군이 신규 함정 조달을 위해 2054년까지 투입할 예산은 연평균 약 300억달러(약 42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미 정부가 중국 국영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그룹(CSSC) 등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에 대한 관세 및 항구 이용료 부과 방안을 검토 중인 만큼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상선 수주 여지도 더 커졌다는 평가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미 공화당 네트워킹이 강하고 미 본토에 조선소를 보유한 한화그룹이 많은 수혜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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