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 4680 배터리를 사용해 2차전지 산업의 확장성을 보여줬습니다. 로봇부터 인공지능(AI), 드론 등 첨단산업에 배터리가 활용되는 신시장이 열리고 있는 만큼 자동차를 넘어 2차전지 부품 사업군을 더 다방면화하려 합니다."
20일 경북 구미 공장에서 만난 박종헌 성우 대표는 2차 전지 시장이 첨단 산업으로 확대되면 금형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이 큰 강점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실제 2차전지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4680 원통형 배터리는 전기차를 넘어 우주와 로봇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성우는 4680 배터리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해 2023년부터 구미 5공단에 공장을 짓고 46파이 배터리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박 대표는 "회사가 설립한 이후 33년간 금형사업을 해오다보니 2차전지 부품에 대한 데이터를 풍부하게 갖고 있다"며 "로봇과 AI 등에 2차전지가 적용되면서 신제품이 급격히 바뀌는 시기가 오면 그동안 개발한 많은 금형을 활용해 얼마든지 고객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타사보다 빠르게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한 힘으로 철판을 찍어서 가공하는 프레스가공 기업으로1992년 출발한 성우는 2006년부터 뛰어난 초정밀 프레스 금형 기술을 토대로 원통형 배터리의 화재 및 폭발을 막는 ‘탑 캡 어셈블리(Top Cap Assembly)'를 주력 생산하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 상단에 위치한 이 장치는 배터리 셀 내부 온도나 압력이 증가할 때 전류를 차단해 내부 가스를 방출해 화재와 폭발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고객사의 제품 변경에 따른 빠른 대응과 함께 높은 품질관리도 호평을 받고 있다.
성우는 구미와 중국 난징 공장에서는 2차 전지 핵심 부품을, 천안 공장에서는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일괄 생산 시스템을 구축했다. 박 대표는 “자동차는 화재가 나면 치명적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안전에 대한 품질 관리가 중요하다”며 “특허출원한 검사방법 등 내재화된 품질 검사 방법으로 제품 불량률을 0%로 만드는 제로디펙트(Zero-Defect)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소개했다. 기술력과 안전성을 인정 받아 LG에너지솔루션의 1차 밴더사로 입지를 굳힌 성우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309억 원을 기록했다.
성우는 ‘전기차 케즘(일시적 수요둔화)’이 장기화할 경우를 대비해 사업 다각화도 시도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최근 전기차를 필두로 전동화가 가속화하면서 모터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하이브리드 차량용 모터 수요에 대한 니즈에 맞춰 신규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원통형 배터리에서 나아가 다른 폼팩터로 제품군을 확대 해 토탈 부품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 박 대표의 포부다.
그는 “원통형 배터리를 넘어 에너지 밀도와 안정성이 높아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까지 2차전지 분야 부품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게 목표”라고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