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SE 4세대’로 알려진 보급형 ‘아이폰16e’를 공개했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아이폰16’에 버금가는 성능에 가격도 중저가폰보다 높은 599달러로 책정해 보급형 시장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기존 아이폰 사용자의 신제품 교체 비용을 낮춰 판매 부진을 극복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9일(현지 시간) 애플은 28일부터 아이폰16e 시리즈를 지역별로 순차적으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1차 출시국이다. 아이폰16e는 2022년 출시된 아이폰SE 3세대의 후속작이다. 다만 이번 세대부터는 보급형 성격의 ‘SE’ 대신 ‘e’를 붙였다. 애플은 “아이폰16 제품군의 강력한 새 멤버”라고 소개했다.
과거 SE 모델이 구형 칩셋을 사용하던 것과 달리 이번 제품은 아이폰16에 쓰인 A18 모바일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탑재해 성능 격차를 줄였다. 애플이 모뎀 칩으로 자체 개발한 C1도 최초로 적용됐다. 기본 성능이 대폭 개선되며 인공지능(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도 사용할 수 있다. 그만큼 가격도 높여 미국 기준 599달러부터 시작한다.
아이폰16 기본 모델의 799달러보다는 200달러 저렴하지만 3년 전 출시한 보급형 모델(429달러)보다 170달러 비싸다. 기본 가격 인상에 고환율이 겹치며 국내 가격도 99만 원부터 시작한다. 이 때문에 애초 시장에서는 이번 제품이 중저가 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 갤럭시A 등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에 준하는 FE급과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3년 만에 보급형 모델을 출시한 이유는 판매 부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최신 아이폰 16시리즈가 고전하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1% 줄었다. 특히 중국에서는 현지 업체의 공세에 밀려 매출이 11%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은 구형 모델을 중고로 사려는 수요가 많다”며 “이번 모델은 플래그십 모델과 비슷한 사양에 가격 부담을 낮춘 만큼 대학생·청소년 등 주머니가 가벼운 기존 아이폰 사용자의 신제품 구매를 자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아이폰16e’가 제조사 간 점유율 변화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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