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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희토류 찾아 '해저 삼만리'…1800억짜리 탐사선 출항한다

■ '탐해 3호' 7월 첫 해외 출항

6000톤급 지구물리탐사선으로

MRI 찍듯 해저 내부이미지 규명

희토류만 목적으로 출항은 처음

韓 전량 수입의존…가격변동 민감

中 육상광구 선점에 해저로 눈길


정부가 181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제작한 6000톤급 지구물리탐사선 ‘탐해 3호’가 7월 13일 해저 희토류를 찾기 위한 첫 번째 해외 출항에 나선다. 출항지는 서태평양 공해상 망간각 광구 주변으로 한국이 심해저 광구 탐사권을 확보하고 있는 5개 지역 중 한 곳이다. 그간 공해상에서 다양한 광물을 발굴하기 위해 국내 탐사선이 출항한 사례는 많지만 국내 연구진이 희토류만을 목적으로 탐사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희토류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한 데다 이미 중국과 일본이 공격적으로 해저 희토류 탐사에 나선 만큼 이번 탐해 3호의 탐사에 이목이 집중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출연 연구기금으로 지질자원연구원이 운영하는 ‘탐해 3호’는 6862톤 규모의 지구물리탐사선이다. 탄성파를 활용해 대륙붕·대양·극지 등 전 세계 모든 해역에서 해저 자원 탐사를 수행할 수 있는 고기능 3D·4D 다목적 연구선이기도 하다. 지질자원연구원 연구팀은 2020년부터 2023년 사이 ‘해저 희토류’를 키워드로 자료 수집과 연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대륙 주변보다 대양 중심부 적도 근처에서 높은 농도의 희토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 우리나라가 현재 심해저 광구 탐사권을 확보한 5개 광구 중 ‘서태평양 망간각’을 정밀 탐사 후보지로 선정했다. 탐해 3호에는 해저면 바닥에서 파동을 기록하는 해저면노드형수진기(OBN) 장비 400대가 장착돼 있다. 연구진은 7월부터 6년간 이 장비로 바다 밑으로 음파를 쏘아 보내고 해양 지층으로 올라오는 반사파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해저 지하 구조를 규명한다. 마치 자기공명영상(MRI)처럼 절단하지 않고 지구 내부 이미지를 보는 것이다.

희토류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전기차 배터리, 풍력 터빈발전기 등에 두루 활용돼 ‘첨단산업의 비타민’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지금 세계 희토류 공급은 약 70% 정도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국의 육상 희토류 매장량은 4400만 톤으로 2위인 브라질의 2배를 넘어선다. 따라서 중국이 희토류 생산을 멈추거나 줄일 경우 희토류 가격이 급등하는 등 세계 산업에 큰 차질이 생긴다. 중국은 이런 상황을 이용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자원을 무기화하곤 한다. 실제로 2010년 중국이 일본과 영토 분쟁을 벌이며 대일 희토류 수출을 40% 줄이자 전 세계 희토류 가격이 40% 이상 급등했다. 최근에도 미중 자원 무기화 정책의 영향으로 희토류의 대표적인 원소인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네오디뮴의 가격은 지난달 27일 톤당 5만 7300달러에서 6만 달러대로 올랐고 디스프로슘 역시 1㎏당 228.5달러에서 236.5달러로 상승했다. 아직 중국이 두 금속에 대한 수출규제를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이달 4일 중국이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올린 데 대한 보복으로 비스무트 등 일부 희소 금속에 대해 수출규제를 걸자 가격이 덩달아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희토류를 거의 대부분 수입하기 때문에 희토류 가격 변동은 스마트폰·전기차·2차전지 등을 생산하는 국내 주요 대기업의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육상 희토류 개발은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광구를 선점해 투자를 늘리기도 쉽지 않다. 탐해 3호가 해저 광구로 탐사를 나서는 이유다.

공해상 심해저 자원 탐사 및 개발과 관련해서는 유엔 해양법 협약에 근거해 국제해저기구(ISA)로부터 탐사권을 획득해야만 정밀 탐사를 수행할 수 있다. 탐사 지역에서 개발의 필요성이 있을 때는 15년 내 개발권을 신청한다.

물론 탐사에 나선 후 희토류가 없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미약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탐사는 서둘러야 한다. 이미 중국과 일본 등이 해저 희토류 탐사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희토류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은 2012년 도쿄에서 동남쪽으로 약 1900㎞ 떨어진 미나미토리섬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수심 약 6000m 해저에서 희토류를 발견했다. 도쿄대 등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곳의 희토류 매장량은 세계 소비량의 수백 년어치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은 올해부터 이 희토류를 시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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