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128940)은 ‘CCR4’ 타깃 경구용 면역항암제 ‘티부메시르논’과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를 병용한 임상 2상에서 종양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를 확인하는 등 잠재력을 입증했다고 17일 밝혔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23~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소화기암 심포지엄(ASCO GI)에 참가해 위암 혁신신약으로 개발 중인 티부메시르논 임상 2상 단계 1의 최종 결과를 포스터 발표했다. 한미약품은 미국 랩트테라퓨틱스 및 미국머크(MSD)와 티부메시르논과 키트루다의 병용요법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했다.
티부메시르논은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조절 T세포의 종양 내 이동을 유도하는 ‘CCR4 수용체 단백질’을 차단하는 경구용 면역항암제다. 종양 미세환경에서 면역 억제 신호를 감소시키고 면역 시스템의 활성을 촉진해 항종양 효과를 발휘하도록 설계됐다.
티부메시르논은 한미약품이 2019년 미국 바이오 기업 랩트로부터 도입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한미약품은 이듬해 MSD와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 공급을 포함한 병용요법 관련 임상 협력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학회에서 한미약품은 티부메시르논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양성 위암 환자에게서 우수한 항종양 효과와 내약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임상 2상 시험은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EBV 음성과 양성으로 구분된 두 코호트에서 진행됐다. 코호트 1에는 최소 두 차례 이상 기존 치료에 실패한 EBV 음성 위암 환자가, 코호트 2에는 최소 한 차례 이상 기존 치료에 실패한 EBV 양성 위암 환자가 포함됐다. 두 코호트 모두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들로 구성됐다.
코호트 1에서는 EBV 음성 위암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치료를 진행했으나 객관적반응률(ORR)은 관찰되지 않았고 안정병변(SD) 2건이 확인됐다. 반면 코호트 2에서는 EBV 양성 위암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한 치료 결과 ORR이 60%였고 그 중 완전관해 1건과 부분관해 5건이 포함됐다.
종양 반응까지의 중앙값(mTTR)은 2.7개월, 반응 지속 기간의 중앙값(mDOR)은 17.3개월이었다. 코호트 2에서 무진행생존기간(PFS)의 중앙값은 10.4개월로 확인됐다. 임상 시험에 참여한 전체 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을 분석한 결과 치료 관련 이상 반응은 대부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임상 2상 책임 연구자인 오도연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티부메시르논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EBV 양성 위암 환자에게서 긍정적인 항종양 효과를 보인 데다 높은 객관적반응률과 지속적 반응 기간을 확인한 점은 고무적”이라며 “CCR4 수용체를 타깃으로 한 면역항암 치료의 잠재력을 입증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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