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정유 업계가 수출한 휘발유와 경유 물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대한석유협회는 지난해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가 수출한 휘발유가 1억 1189만 배럴, 경유는 2억 166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휘발유와 경유 수출 실적은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2년 이후 최대치다. 고부가 제품인 항공유 수출량도 전년 대비 3% 늘어난 8826만 배럴에 달했다.
전체 석유제품 수출은 전년보다 4.8% 증가한 4억 9045만 배럴로 2018년에 이어 역대 2위였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입한 원유 중 52.5%를 정제해 수출한 셈으로 원유 도입량 중 수출 비중도 역대 최고치였다. 제품별 수출량 비중은 경유가 41.1%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휘발유(22.8%), 항공유 (18.0%), 나프타(8.1%) 순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수출량은 △호주(18%) △일본(12.9%) △싱가포르(12.5%) △미국(8.8%) △중국(8.7%) 순으로 일본이 싱가포르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호주는 2022년 이후 3년 연속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을 유지하고 있다. 호주 정부가 에너지 안보를 위해 7억 8000만 ℓ의 경유 저장시설을 확충했고 2024년 하반기부터 석유 수입 업자에 대한 의무 비축 일수도 확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수출량 증가에도 석유제품 수출액은 국제유가 하락의 여파로 전년보다 2.9% 감소한 451억 7000만 달러(약 61조 6000억 원)로 조사됐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글로벌 정제 마진 약세로 경영 여건이 악화한 가운데도 정유사들이 경질 석유 제품 수출을 확대했다”며 “올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에너지·통상정책 영향 등으로 석유제품 수출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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