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패션 플랫폼1위 무신사가 패딩 충전재 혼용률을 속인 업체들을 고소한 데 이어 시험성적 정보를 제출하지 않은 상품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 달 라퍼지스토어가 무신사의 안전 거래 정책을 3차례 위반하면서 삼진아웃제를 적용한 뒤 K패션 신뢰 위기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특급 조치를 내린 셈이다.
이처럼 e커머스 업체들이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가품에 이어 디자인 카피까지 검수하며 내부 규정 강화에 나섰다. 상품 중개업체인 플랫폼 기업들이 직접 위원회를 구성하는 가하면 자체적인 시스템을 강화해 신뢰 강화에 나선 것은 e커머스 업계에 불어닥친 ‘품질’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2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이달 말까지 시험성적서 혹은 의뢰서 등 증빙 자료를 내지 않은 상품에 다음 달 3일부터 판매 중지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무신사는 라퍼지스토어를 삼진아웃제에 첫 적용 기업으로 삼고 퇴점을 결정했다. 라퍼지스토어는 덕다운 패딩의 충전재 비율을 오리솜털 80%, 깃털 20%로 기재했으나, 실제 솜털 비중이 3%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문제가 됐다. 이는 소비자 신뢰를 저버린 명백한 허위 표시로 지적됐다. 이전에도 라퍼지스토어는 부자재 위조품 사용, 디자인 도용 등의 문제로 두 차례 경고를 받은 바 있다.
이처럼 무신사는 업계 최초로 지식재산권 보호위원회를 운영하며, 플랫폼 내 지재권 침해를 엄격히 단속하고 있다. 변리사, 변호사, 교수 등 전문가 5인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지재권 보유 여부와 침해 사례를 판별한다. 이와 함께 무신사는 1차 경고, 2차 일정 기간 판매 중지, 3차 퇴점 조치로 이어지는 삼진아웃제를 운영해 정품 보호와 디자인 카피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다른 패션 플랫폼들도 위조상품 및 지재권 침해 방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쿠팡은 첨단 인공지능(AI) 기술과 전 과정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위조 상품을 차단하고 있다. 유통 이력을 확인해 정품 여부를 사전·사후 검증하며, 위조 상품 등록을 미연에 방지한다.
에이블리는 디자인 모방 및 이미지 무단 사용을 적발하기 위해 AI 기반 자동 모니터링과 추가 인력을 통한 수동 모니터링을 병행하고 있다. 문제 발생 시 판매자에게 패널티를 부과하며, 패널티가 누적되면 상품 노출 중단과 퇴점 조치를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플랫폼들이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는 이유는 소비자 신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투명한 운영과 철저한 모니터링은 정품 보호뿐 아니라 플랫폼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플랫폼 간의 이러한 경쟁은 향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급속히 양적 팽창하면서 질적 성장에 필요한 사항을 꼼꼼히 챙기지 못한 부분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통신판매중개업자의 의무와 책임에 한계를 두지 않고 고객과 브랜드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차별화된 패션 플랫폼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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