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항암제 개발 기업 오름테라퓨틱이 코스닥 상장에 재도전한다. 목표 기업가치를 대폭 낮춰 기관투자가들의 자금 집행이 재개되는 연초에 공모 흥행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2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은 전날 금융위원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결과 대부분의 주문이 공모가 희망 가격 범위(밴드) 미만에 몰려 상장을 철회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새내기주 급락으로 공모주 시장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냉각된 상황에서 회사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았다.
오름테라퓨틱은 공모가와 공모 물량을 축소해 시장 눈높이를 맞추겠다는 계획이다. 공모가는 기존 3만~3만 6000원에서 2만 4000~3만 원으로, 공모 물량은 기존 300만 주에서 250만 주로 줄었다. 이에 따라 공모가 밴드 하단 기준 공모액과 시가총액은 각각 600억 원, 5023억 원이다. 기존 대비 각각 33.3%, 21.9% 감소했다. 오름테라퓨틱은 앞선 기술이전 계약에 따라 올 3분기 일시적인 순이익(51억 원)이 발생, 주당 평가가액이 오르게 되자 공모가 할인율(65.27~72.22%)을 대폭 높이는 방식으로 공모가액을 조정했다.
오름테라퓨틱 관계자는 “최근 확인한 수요예측 결과와 주식시장 분위기를 반영해 주관사와 협의를 통해 공모가액을 조정했다”며 “한 단계씩 성장하며 실적으로 증명하는 혁신 신약 개발 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오름테라퓨틱은 내년 1월 17일부터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을 진행해 2월 3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같은 달 4~5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거쳐 2월 중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상장 주관사를 맡았다.
한편 오름테라퓨틱은 개발 중인 유방암 치료제(ORM-5029)의 임상 1상에서 참가자 1명에게 중대한 이상사례(SAE)가 발생한 사실과 관련해서는 “프로젝트 특성에 국한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SAE가 기존 기술이전 계약이나 진행 중인 연구개발(R&D) 프로젝트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시험은 기존 유방암 환자 8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임상 1상 특성상 투약 용량 등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약물 자체의 문제보다는 환자 개인 혹은 투약 방식에 변수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바이오 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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