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용 지표가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원화와 국고채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미국 경기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13원 오른 달러당 1346.7원을 기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349.7원까지 상승했지만 수출 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1350원대까지 오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말 원·달러 환율이 1307.8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 1주일 사이 환율은 40원 가까이 급등(원화 가치 하락)했다.
국고채 시장도 약세를 보였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최종 호가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136%포인트 오른 연 2.96%를 기록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10.5bp(bp=0.01%포인트) 상승한 3.101%에 거래를 마쳤다. 금리(수익률)가 상승했다는 것은 그만큼 국고채 가격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원화와 국고채가 함께 약세를 보인 것은 미국의 고용 서프라이즈 때문이다. 4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은 지난달 비농업 부문 고용이 전월보다 25만 4000명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월가 예상치(14만 7000명)를 10만 4000명이나 웃돈 수치였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0.5%포인트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 줄었고 이는 달러 가치 상승을 자극하는 한편 미국과 한국의 국고채 금리 상승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9일로 예정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여부 발표가 외환·채권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WGBI에 편입되면 국내 채권시장에 50조~80조 원의 해외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한국이 WGBI에 편입됐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 WGBI 편입 불발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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