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섭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일회용컵 보증금제도 시행을 믿고 라벨지 생산에 착수했던 업체들의 피해와 관련해 “정부 정책을 믿고 투자했던 기업들이나 영세업체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카페 등에서 일회용컵을 사용할 때 300원의 보증금을 부과하고 반환하면 이를 되돌려주는 제도로 지난 2022년 12월부터 세종과 제주에 한해서만 시행되고 있다. 당초 환경부는 전국 확대 시행을 목표했으나 소상공인 부담이 커진다는 비판에 따라 이를 철회하고 두 지역에서만 시범 운영 중이다.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김완섭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이용우 더불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일회용컵 보증금제도 시행을 믿고 사업을 준비했던 업체들이 시행시기를 정부가 미루면서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피해를 치유할 수 있는 방안을 다 열어 놓고 보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회용컵 보증금제 전국 확대 시행 계획을 묻는 이 의원의 질문에는 "직접 해 본 경험으로 볼 때 이용하는 시민들이 컵 보증금제를 지킬 수 있는 상황이 아직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무조건 전국으로 확대했을 때 얼마나 많은 사회적 비용과 혼란이 올지도 고려는 해 봐야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비슷한 취지의 박정 민주당 의원 질의에 대해서도 "컵 보증금제를 시행 중인 세종과 제주를 가보면 좋은 점도 있고 해야 될 필요성도 많이 느낀다"면서도 "(환급받을) 은행 계좌번호를 못 외우는 분들은 (보증금 반환) 기계 앞에서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국민들이 '불편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 같다"며 "국민의 수용성이 어디까지인지를 봐서 맞춰서 하는 것이 좋고, 단계적으로 푸시해서 원래의 목표를 온전히 달성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도 “진정성을 가지고 실천해 나가고자 하는 진전된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전국으로 확대 시행하기 위해서는 세부계획과 로드맵을 세워야 하고 이해관계자간 토론 절차가 당연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절차나 사전 준비 없이 전국 확대 시행을 하게 되면 자영업자나 프랜차이즈 종사자들이 컵회수 장비나 보증금을 줘야 하는 장치들로 인해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며 “사회적 비용과 불편·불만도 국회나 정부가 국민들을 이해시키는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건지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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