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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서 유난히 더 비싸진 과일”…한국, 과일·채소 물가상승률 1위, 왜?

노무라증권 G7·전체 유로 지역·한국·대만 등 물가 분석

석유 등 에너지 사용 많은 하우스 등 시설재배 비중 높아

에너지 해외 의존도 높은 한국 에너지 인플레이션에 취약

지난달 사과 물가 상승률은 71.0%, 배 물가 상승률은 61.1%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사과, 배, 파 등 식재료 물가 인상을 주도해온 우리나라 과일·채소 가격이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도 올해 가장 많이 올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2일 글로벌 투자은행(IB) 노무라증권이 G7(미국·일본·영국·캐나다·독일·프랑스·이탈리아)과 전체 유로 지역, 대만과 한국의 올해 1~3월 월평균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 과일류 물가 상승률은 1~3월 월평균 36.9%로, 2위 대만(14.7%)의 거의 2.5배에 이르렀다.

이탈리아(11.0%), 일본(9.6%), 독일(7.4%) 등에서도 같은 기간 과일 가격이 많이 뛰었지만 10% 안팎 수준이었다.

채소류 상승률도 한국(10.7%)이 가장 높았고 이탈리아 9.3%, 영국 7.3%가 뒤를 이었다. 신선과일·채소류가 단일 품목으로 발표된 미국의 상승률은 올해 월평균 1.3%에 그쳤다.



국내 신선과일·채소류 등은 하우스 등 시설재배 비중이 커 농산물 가격이 에너지 가격과 연동되는 경향이 강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해외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큰 데다 석유 수입선도 중동지역에 편중되어 있어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면 에너지와 농산물 물가는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 에너지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주요국보다 상대적으로 더 불안하다. 노무라증권이 에너지 관련 항목(전기·가스요금·연료비 등)을 가중 평균해 산출한 에너지류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1~3월 월평균 1.1%로, 프랑스 2.7%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향후 중동사태나 기후위기로 인한 이상기후 상태가 장기화될수록 우리나라의 물가 관리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농산물 수입 개방 확대 등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사과 등 농산물 물가에 대해 “금리나 재정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이제 근본적으로 기후변화 등이 심할 때 생산자 보호정책을 계속 수립할 것인지, 아니면 수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국민의 합의점이 어디인지 등을 생각해 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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