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이동통신사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대형언어모델(LLM)이나 이를 기반으로 한 AI 에이전트(비서) 같은 특화 서비스를 개발해 통신 상담 업무를 혁신하는 동시에 내수시장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비(非)통신 신사업도 키운다는 구상이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일본 통신사 소프트뱅크와 프랑스 통신사 오랑주는 이달 초 각각 생성형 AI를 자사 업무에 확대 도입하기로 했다. 소프트뱅크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GPT 같은 LLM을 클라우드로 쉽게 쓸 수 있는 솔루션은 자사 이동통신, 유선, 인터넷 서비스의 고객 상담 업무에 활용한다. 오랑주도 구글클라우드와 손잡고 요금제 추천 같은 고객 상담은 물론 음성 인식 같은 고객 서비스, 임직원 업무 보조에 생성형 AI를 활용한다.
지난달에는 유럽 최대 통신사인 영국 보다폰이 통신 고객 상담용 생성형 AI 챗봇을 출시했다. 자사의 청년 전용 브랜드 ‘복시’ 고객이 서비스 대상이다. 일본 NTT그룹 역시 LLM ‘쓰즈미’를 공개하고 이를 활용한 고객 및 임직원용 솔루션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자사뿐 아니라 외부 기업·기관에도 생성형 AI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본격 나선 것이다.
다른 일본 통신사 KDDI는 아예 B2B 서비스 개발을 염두에 두고 700억 개 매개변수의 LLM을 가진 자국 AI 스타트업 엘리자에 투자해 지분 과반을 확보했다. 미국 티모바일은 지난달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사 다이얼패드와 협력해 AI 통화·회의 요약 서비스 ‘AI리캡스’를 정식 출시했다. AI리캡스는 다이얼패드의 LLM ‘다이얼패드GPT’를 기반으로 60억 분 이상의 대화 데이터를 학습했다.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는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에 주로 응용되는 만큼 국내외 통신사들이 포기할 수 없는 기술”이라며 “기존 통신사업의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내수 한계를 넘어 글로벌 진출도 가능하다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도 도이치텔레콤·소프트뱅크·싱텔·이앤과 연내 합작법인을 세워 총 14억 명의 통신 가입자를 위한 특화 생성형 AI ‘텔코 LLM’ 및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KT는 LLM ‘믿음’, LG유플러스도 ‘익시젠’ 기반의 에이전트 사업을 준비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닷어스는 전 세계 통신 분야 AI 시장 규모가 지난해 18억 달러(2조 5000억 원)에서 10년 간 연평균 29.5% 성장해 2033년 239억 달러(약 33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봐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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