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 떡 먹기”라는 속담이 있다. 아주 쉬운 일을 비유하는 표현이다. 그러나 실제로 누워서 음식을 먹는다면 건강에 좋지 않을 것이다. 자본시장에서도 쉽게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결론적으로 그런 방법은 없다. 시장에서는 “수익률은 공짜가 아니다”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된다.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투자 상품은 대체로 높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주식은 예금이나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만큼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손실을 볼 위험도 높다.
지난 10년 간의 예를 들어보면 비트코인 투자는 연평균 수익률이 77.6%(누적수익률 3만1184.3%)로 매우 높았다. 하지만 이런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 감수한 위험은 어떨까? 같은 기간에 비트코인의 연평균 위험은 167.8%였다. 즉 지난 10년간 비트코인에 투자했다면 1%의 위험을 감수해 0.46%의 수익률을 얻었다는 의미이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국고채 3개월에 투자했다면 연평균 수익률은 각각 14.0%(누적 270.2%)와 1.2%(누적 12.5%)이며 연평균 위험은 각각 14.0%와 0.2%이다. S&P 500의 위험 대비 수익률은 1.0%이고, 국고채 3개월의 경우 5.46%이다. 위험대비 수익률 측면에서는 1%의 위험을 감수해 5.46%의 평균 수익률을 얻은 국고채 3개월이 가장 우월한 자산이었지만 국고채 3개월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1.2%로 같은 기간 연평균 물가상승률 2.2%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즉 국고채 3개월은 손실 확률인 위험은 낮지만 실질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자산이다.
결론적으로 단순 수익률보다 실질 수익률과 위험 대비 수익률이 중요하다. 최근 자본시장에서는 테마 상장지수펀드(ETF)와 채권 ETF에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테마 ETF는 최근 수익률과 매력적인 테마를 내세워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높은 수익률에는 더 큰 위험이 따른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위험에 대한 설명이나 위험 대비 수익률 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점은 아쉬울 뿐이다.
또한 채권 ETF는 채권이 안정적인 자산이라는 선입견과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국고채 30년과 같은 장기 국채의 위험 대비 수익률은 어떨까? 지난 10년간 국고채 30년의 연평균 수익률은 1.7%(누적 18.2%)이고, 연평균 변동성은 12.6%이다. 위험 대비 수익률은 0.13%에 불과하며 실질수익률 또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앞으로 금리가 하락해 채권 가격이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높은 위험 대비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운 자산이다.
자본시장에서 어떤 형태의 투자를 선택하든 위험을 감수해야만 실질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수록 더 높은 위험도 따르기 때문에, 투자상품의 수익률은 위험에 대한 대가로 받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금융 상품의 위험과 수익률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의 투자 목표와 리스크 허용도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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