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사업의 한 축으로 로봇 사업을 확대 중인 LG전자(066570)가 로봇 브랜드 ‘클로이(CLOi)’의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인력 부족과 이로 인한 임금 인상 압력으로 서비스 로봇을 찾는 해외 사업장이 늘어나고 있어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4월 국내에서 출시한 3세대 LG 클로이(CLOi) 서브봇의 출시 국가를 하반기 일본과 미국까지 넓혔다.
LG전자는 앞서 전작인 2세대 클로이 서브봇을 지난해 6월 해외 시장에 선보였고 연말에는 로봇사업담당 내 해외 영업 전담 조직을 신설하며 해외 마트와 식당, 레스토랑 프랜차이즈를 공략해왔다. 올해도 신제품 출시를 기점으로 글로벌 고객사 확대를 빠르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서빙봇부터 가이드봇까지…임금인상發 서비스로봇 인기
클로이 서브봇은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다수의 목적지를 설정해 순차적으로 물건을 배송하고 있다. 자체 거리측정(ToF) 센서가 있어 품목이 제거되면 다음 목적지로 이동한다. 특히 3세대 서브봇은 라이다 센서와 3D 카메라가 공간을 인식하고 자동문도 스스로 통과하는 등 주행 영역이 대폭 확대됐다.
‘서브봇’에 이어 ‘가이드봇’의 진출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각종 해외 전시회들이 발판이다. LG전자는 27일(현지 시간)까지 일본 ‘TV아사히’가 주최한 행사인 ‘사마스테’에 클로이 가이드봇을 선보였다. 클로이 가이드봇은 현장에서 이벤트 및 레스토랑 메뉴 소개 등을 맡았다.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도 확보했다. LG전자는 최근 국내 최대 골프 플랫폼 기업인 스마트스코어와 ‘해외 골프 시장 확대 및 로봇 사업 추진에 대한 포괄적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스마트스코어의 정보기술(IT) 솔루션과 연계해 제휴 골프장과 리조트·호텔 등의 공간에 로봇을 공급할 예정이다.
LG전자가 로봇 사업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는 것은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서비스 업계에서 인건비 상승과 구인난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며 서비스 로봇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로봇연맹보고서(IFR)에 따르면 전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21년 362억 달러(약 46조 원)에서 2026년 1033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서브봇과 가이드봇 외에도 셰프봇·바리스타봇 등 생활 밀착형 로봇 라인업을 갖추고 있어 신규 발생하고 있는 로봇 수요에 긴밀하게 대응할 수 있다.
장익환 LG전자 BS사업본부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이미 로봇을 매개로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북미와 일본 등 주요 파트너사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로봇 사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산업·물류 로봇으로 영토 넓혀
LG전자의 로봇 사업은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2018년 이후 미래 사업으로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 업체 로보스타 인수를 시작으로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인 SG로보틱스와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 업체 로보티즈, 미국 로봇 개발 업체 보사노바 등에 대한 투자가 이어졌다. 지난해부터는 생활 밀착형 로봇 라인업 외에도 물건을 옮기는 ‘캐리봇’ 등을 중심으로 배송 전반에 걸친 물류 솔루션 구축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로봇 솔루션 트레이닝부터 신규 로봇 서비스 기획 등 공급과 개발을 주도해 LG 로봇의 해외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