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기술 탈취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중소기업·스타트업이 한 자리에 모인다.
26일 국회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정무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기술 탈취로 피해를 입은 벤처·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듣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간담회를 이르면 내달 개최하기로 하고 관련 업체를 접촉하고 있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대기업의 스타트업 기술 탈취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혁신을 시도하는 수많은 창업가의 꿈을 꺾는 일"이라며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간담회를 계획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골프 플랫폼 스타트업 스마트스코어는 카카오의 스포츠 전문 계열사 카카오VX가 자사의 골프장 정보기술(IT) 솔루션을 모방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부정경쟁행위 금지청구 소송 및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 스마트스코어는 솔루션 구축을 위해 수년 간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였지만 후발업체인 카카오VX가 불법적으로 솔루션을 베껴 영업에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한다.
롯데헬스케어도 스타트업 기술을 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스타트업 알고케어는 롯데헬스케어가 올 초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 선보인 맞춤형 영양제 공급기(디스펜서)가 자사 제품을 도용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고 중소벤처기업부에도 기술분쟁 조정신청을 했다. 알고케어는 롯데헬스케어가 2021년 미팅을 통해 영양제 디스펜서에 대한 사업 정보를 획득해 제품을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기술 보호 역량이 낮은 스타트업을 보호하고 아이디어 도용을 막기 위한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 중소벤처기업부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의 ‘2022년 중소기업 기술보호 수준 실태 조사’에 따르면 스타트업을 포함한 중소기업의 기술 보호 역량 점수는 49.3점으로 대기업(87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기술 침해 피해를 당해도 중소기업의 15.8%는 손해배상 청구나 수사 의뢰 등 별도의 조치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가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을 국정과제 중 하나로 내걸고 있지만 피해를 입은 업체 대부분이 비용이나 제도 미비 등으로 문제 제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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