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달러 강세 여파로 반 년 만에 무역수지 적자가 60억 달러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6일 ‘환율 변동이 수출입과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달러 강세에 따라 올 2분기와 3분기 누적된 무역적자는 60억 달러로 집계됐다. 달러가치가 원화 뿐 아니라 다른 모든 통화 대비 상승한 영향이 컸다. 각국의 자국 통화 기준 수입가격이 높아지면서 한국 수출품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엔화 가격이 달러당 140엔에서 150엔까지 오르면, 우리 수출품이 대게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일본으로선 가격이 1달러인 제품을 수입할 때 전보다 10엔을 더 써야 한다. 김준형 KDI 연구위원은 “수출대상국-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대상국의 입장에서는 자국통화 기준 가격이 상승하면서 한국 수출품에 대한 수입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화 가치 하락 효과만 떼어내 보면 수출을 늘리고 수입은 줄어 무역수지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원은 ‘원 달러 환율 변동’과 ‘한국을 제외한 국가의 환율변동’이 무역수지에 미친 영향을 구분했는데 각 20억 달러 흑자, 80억 달러 적자를 발생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의 글로벌 달러화 강세는 단기적으로 무역수지 적자를 유발하고 있으나 원 달러 환율 상승이 무역수지 적자를 일부 완화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원 달러 환율이 변동하지 않았더라면 무역수지 적자폭이 20억 달러 만큼 더 확대되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KDI는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수출 증가 효과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화가치가 1% 하락하면 단기 (1년 누적) 수출금액은 0.51% 감소하나 중기(2년 누적)에는 수출금액이 0.52% 증가한다. 동시에 글로벌 달러 강세에 따른 수출 감소 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약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KDI는 2~3분기 환율 변동으로 올 2분기부터 향후 2년간 무역흑자가 68억 달러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원달러 환율 변동으로 130억 달러의 무역흑자가, 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의 달러 대비 환율 변동으로 62억 달러의 무역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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