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라면 업체들의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1위 라면 업체 농심이 원가 부담에 발목을 잡혀 24년 만에 국내에서 적자를 기록한 반면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간편식과 수출 호조에 따른 호실적을 기록했다.
농심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다고 16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562억 원으로 17% 증가했다. 해외 법인을 제외한 국내 영업이익은 아예 30억 원 적자로 전환했다. 농심이 국내에서 적자를 낸 건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이다. 국내 매출은 16% 증가한 5845억 원이다. 다만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82억 원에서 28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농심 관계자는 "국제 원자재 시세 상승과 높은 환율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순이익은 중국 청도 공장 이전에 따른 보상비로 영업외수익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연결 매출은 1조 492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5% 감소한 386억 원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 4월부터 제2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면서 판매량이 늘었다. 농심은 지난해 8월 '신라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6.8% 인상한 바 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밀가루 소맥분과 팜유의 구매 단가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7%, 53% 올라 타격이 불가피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반면 국내 라면 2위 업체 오뚜기의 올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고, 매출은 18% 늘어난 7893억 원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유지류와 간편식 등 주요 제품 매출 증대 효과"라고 설명했다. 식품 업계는 라면 매출 비중이 농심과 오뚜기의 실적 희비를 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 농심과 오뚜기 전체 매출에서 라면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80%, 30% 가량이다.
삼양식품 역시 올 2분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7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다. 매출은 2553억 원으로 73% 늘었다. 삼양식품 측은 원가 부담에도 불구 마진이 높은 수출 효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삼양식품 면스낵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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